서귀포 영신여객 폐업 왜 서둘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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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영신여객은 왜 폐업을 서둘렀나.서귀포 시민들은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시민들은 79년부터 무려 17년동안 서민들을 고객으로 돈을 벌어오던 이 회사가 그리 많지않은 적자를 이유로 하루아침에 시민의 발을 묶어버리는데는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회사측은 3일“매년 2억원이 넘는 적자가 발생,누적적자만도 6억원을 웃도는 여건에서 더이상 회사운영은 의미가 없다”고 폐업이유를 밝혔다.80년대 중반부터 운행한 좌석버스와 택시,마이카붐등에 밀려 입석버스가 설 자리를 잃었기 때문이라고도 설명한다.이로인해수익은 줄고 있으나 요금인상으로 이 를 따라잡지 못하고 노조의임금인상 요구도 감당할 수 없다고 회사측은 밝힌다. 4년여전부터 이 회사는 이를 이유로 시에 자금지원을 요청했다.그러나 시가 파악하고 있는 적자규모는 연간 3천만~5천만원에불과하다. 시는 회사측의 자구노력 의지에도 의심을 갖고 있다.시관계자는“지난해 4월 버스요금을 3백20원에서 3백70원으로 올리는등매년 인상해 왔다”며“그럼에도 경영합리화 노력 의지를 보이지 않은채 폐업부터 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노사문제를 원만히 해결하지 못하는등 회사측의 경영능력 부족이폐업의 한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노조측은 지난해 임금협상이 결렬되자 9월 쟁의발생 신고를 냈다.쟁의끝에 중앙노동위가 중재안을 냈다.회사측은 그러나 경영악화를 들어 지난 해 12월과 올 1월분 근로자 1백여명의 임금.상여금 2억여원도 지급하지 못했다.회사측은 지난달 14일부터 이 회사 노조원 94명이 파업에 들어가자 주총을 개최하는등 서둘러 폐업방침을 세웠다. 〈서귀포=양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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