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의원 4명 貸出 영향력-검찰,작년말 한보內査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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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보그룹 특혜 대출의혹등에 대해 검찰이 이미 지난해말부터 올해초까지 은밀히 내사,일부 여권 정치인들의 관련 부분을 확인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 검찰 고위간부는 2일“검찰은 한보그룹의 부도설이 나돌던 지난해말부터 수사팀을 동원,한보그룹의 대출비리와 한보철강 당진제철소 허가과정등에 대해 정밀 내사토록 했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한보그룹의 은행자금 융자과정에서 부산.경남 지역출신 여권의 실세 국회의원 4명이 직.간접으로 영향력을 행사한사실이 일부 포착됐고 시중 은행장의 금품수수 혐의도 일부 확인됐다는 것이다. 이 간부는“관계.금융기관등의 탐문조사를 통해 이들 4명의 대략적인 역할과 연루 의혹등이 일부 밝혀졌으며 본격수사를 통해 증거를 확보하고 본인및 은행 관계자등의 진술을 들으면 사법처리가 가능한 부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내사가 진행되는 도중 한보 부도설이 표면화되고 검찰간부 인사까지 겹쳐 내사 단계에서 그쳤으며 현 중수부 수사팀이이 내사자료를 넘겨받았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 간부에 따르면 당진제철소 과정(Process)허가가 경제성이나 전문성등에 대한 충분한 검토없이 이뤄진 사실도 드러나 허가과정의 의혹도 제기됐다는 것이다.과정허가는 제철소의 구체적인 시설규모와 기자재등에 대한 선택,경제성등에 대 한 평가를 거친후 하는 것으로 공장설립 허가후의 핵심 허가사항이다.이 간부는 이밖에 모 은행장의 경우 여권 실세 정치인의 알선에 따라한보철강의 당진제철소 건립 초기 정태수(鄭泰守)총회장에게 처음으로 수십억원의 당좌대출을 해주면서 거액의 금품을 받는 바람에발목이 잡혀 한보측의 요구대로 대출규모를 점차 수천억원까지 늘려준 것같았다고 전했다. 한편 한보측은 시설투자 부문에 대출이 결정되면 은행으로선 투자분을 회수하기 위해 대출을 계속해줘야 하는 점을 이용,대부분최초 대출과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했으며 그후에는 鄭총회장이 은행 관계자들과 접촉해 자연스럽게 대출이 계속되도 록 하는 전략을 사용했다는 것이 내사팀의 공통된 의견이었다는 것이다. 또 과정허가 부분도 한보철강 당진제철소의 경제성이나 투자자금확보방안등에 대한 철저한 검증없이 이뤄져 실제 제철소 건설과정에서 주요 설비부분의 교체등 엄청난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는 분석도 있었다고 밝혔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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