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빅 바이엘쉐링 CEO “한국 의료인력 최고 수준 … 투자 늘릴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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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경제여건이 어렵지만 한국의 연구개발(R&D)과 인재에 적극 투자하겠습니다.”

최근 방한한 독일계 제약회사인 바이엘쉐링의 최고경영자(CEO) 안드레아스 피빅(46·사진)은 27일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리아 전략’을 발표했다. 이 회사는 세계 10위권의 다국적 제약회사. 그는 “한국은 중국·인도와 함께 바이엘의 세계 3대 전략국가 가운데 하나”라며 “앞으로 5년간 한국에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가 밝힌 전략에는 ▶국내 환자들에게 자신들이 개발한 혁신적인 약품을 신속하게 제공하고 ▶임상 연구개발 활동을 늘리고 ▶글로벌 인재를 육성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투자규모는 밝히지 않았다.

그는 “삼성서울병원을 방문했는데 한국의료진의 역량과 의료장비를 보고 놀랐다”며 “한국에 투자를 결심하는 데 충분한 근거가 됐다”고 말했다. 바이엘쉐링은 지난해 바이엘헬스케어가 쉐링을 합병해 출범했으며, 올 9월까지 78억 유로(약 14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피빅 CEO는 베링거인겔하임과 화이자 등을 거쳐 올 9월 취임했다.

-왜 한국이 중요한가.

“한국의 임상연구와 인재는 세계 최고수준이다. 바이엘쉐링은 아태지역에서 올 들어 25%의 고성장을 기록했다. 미국과 유럽은 각각 4.4%와 6%로, 성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아태지역에서 중국에 이어 둘째로 큰 시장이다. 한국은 짧은 시간 내 자동차 산업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루는 등 역동성이 강한 시장이다. 한국의 헬스케어도 이처럼 아주 빠른 속도로 탄탄하게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세계경제가 좋지 않은데도 한국에 투자할 수 있나.

“제약업계는 자동차나 금융, 항공만큼 타격이 크지 않다. 앞으로 3∼4개월 동안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보수적으로 사업계획을 잡았다. 하지만 장기적인 투자계획에는 영향이 없다고 본다. 한국에 대한 투자계획도 마찬가지다.”

-한국에선 주로 어떤 연구분야에서 협력하나.

“아산병원에서 분사한 업체와 세포 및 분자 단위에서 영상을 보면서 진단할 수 있는 분자영상 분야에서 협력을 이미 시작했다. 다음으론 항암제가 유력하다. 간암처럼 아시아에서 발병률이 높은 항암제 위주로 초기 임상시험을 확대하겠다.”

-추가적인 기업인수합병(M&A) 계획은.

“바이엘과 쉐링이 합병을 이뤘듯이 앞으로 2∼3년간 이 같은 합병 움직임이 지속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기회가 된다면 적극적으로 M&A를 모색할 것이다. 아태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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