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오쩌둥 손자 "마오 할아버지가 중국 대문 열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이란 나라의 대문을 처음 연 사람은 마오쩌둥(毛澤東) 할아버지다."
마오쩌둥 차남의 아들로 유일한 적손(嫡孫)인 마오신위(毛新宇·38)가 할아버지를 높게 평가하며 한 말이다. 덩샤오핑(鄧小平)을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로 여기는 일반 중국인들의 상식과 다소 각도가 다른 발언이다. 특히 개혁·개방 30주년을 맞은 요즘 중국에서 그의 이런 발언은 다소 생뚱맞게 들릴 법도 하다.

중국을 개방시킨 인물로 할아버지를 꼽은 마오신위의 논리를 들어보자.

그는 "지난 30년간 중국 경제와 사회가 신속하게 발전한 것은 사실"이라며 개혁·개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그러면서 그는 "당 이론을 연구하면서 마오쩌둥 사상과 덩사오핑 이론이 일맥상통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두 인물의 철학은 서로 연결돼 있으며 계속 이어지고 발전하는 관계"라고 주장했다.

개혁·개방에 대해 마오신위는 "우리 할아버지가 세계를 향한 중국의 대문을 처음 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미와 중·일 수교를 근거로 제시했다.

실제로 마오는 1972년 리처드 닉슨을 초청해 정상회담을 했고 그 결실로 그의 사후인 79년 두 나라가 수교했다.중국은 일본과는 앞서 72년에 수교했다.

마오신위는 "중국이 30년간 개혁·개방을 하면서 성취를 이뤘는데 이는 당시 할아버지가 모색했던 길을 계속 이어온 것"이라고 말했다.

마오가 시작한 개방에서 덩사오핑의 개혁·개방 30년으로 이어지면서 마오신위의 개인 생활에도 상당한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나는 카라오케에서 노래 부르기를 좋아한다. 내가 부르는 노래의 8할은 할아버지를 소재로 한 것들이다. 내 친구들은 다 안다." 인터넷을 즐겨 사용하는 그는 "인터넷 뉴스가 신문보다 빠르고 영향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마오신위는 "우리 집안의 가풍은 신중하게 처신하고 청렴한 생활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즈니스는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달에 약 8000위안(약 160만원)의 월급을 받는다고 한다. 하지만 5월 쓰촨(四川) 대지진이 발생하자 10만위안(약 2억원)을 이재민 성금으로 쾌척했다.

호텔에서 일하던 여성(하오밍리)과 1997년 초혼에 실패한 뒤 2002년 항공사 승무원으로 일하던 부인 류빈(劉濱·31)을 만났다.

마오쩌둥 탄생 110주년이던 1997년 마오의 생전 생일날(12월26일)에 태어난 다섯살바기 아들 마오둥둥(毛東東)이 있다. 유치원에 다니지만 마오쩌둥을 찬양한 '둥팡훙(東方紅)'이란 노래를 벌써 배웠다고 한다.

☞마오신위=마오쩌둥의 두 아들 중 장남 안잉(岸英)은 한국 전쟁 당시 미군의 폭격을 맞아 백두산 인근에서 전사했다. 마오신위는 마오의 차남 안칭(岸靑)의 아들이다. 명문 인민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한 뒤 중앙당교(黨校) 이론부에서 석사 과정을 마쳤다. 2003년 인민해방군 군사과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군사과학원 전쟁이론 및 전략연구부에서 일해왔다. 2000년 군에 정식 입대해 현재 현역 대령 계급장을 달고 있다.
그는 "마오쩌둥 사상과 당 이론을 연구하는 것이 나의 평생 과업"이라고 자부한다. 그는 전국 주요 대학의 객원 교수 타이틀을 달고 전국을 다니며 할아버지의 사상을 강연하고 있다. 공산당원인 그는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위원으로도 활동중이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