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회원 대만서 집단폭행-핵폐기물 항의시위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3면

[타이베이=유상철 특파원]대만 타이베이(臺北)시 현지에서 핵폐기물 수출에 항의해 단식시위중인 한국의 환경단체 녹색연합(사무총장 張元)회원들이 30일 대만 당국으로부터 추방명령을 받고한국으로 강제 송환됐다. 이에앞서 녹색연합 회원들은 시위 현장인 대만전력공사 앞에서 대만 신당 소속 행동대원 20여명에게 집단폭행 당해 張총장이 병원으로 실려가는등 불상사가 발생했다. 행동대원들은 시위대가 내건 플래카드를 빼앗아 불태우기도 했다. 그러나 대만 경찰은“(행동대원의 활동을 제한하라는)구체적인명령을 받지 못했다”며 자국 행동대원의 폭력행위를 제지하지 않아 사실상 폭력을 방치했다. 대만 경찰은 폭행당한 張총장을 즉각 병원으로 옮기지 않고 잠시 격리했다가 張총장이 고통을 호소하자 타이베이 소방국 구호차에 태워 3군총의원(軍總醫院)으로 후송했다.또 최경송(崔京松)씨등 녹색연합 회원 5명은 대만경찰에 의해 대만 녹색당 사무실에 잠시 옮겨진뒤 공식 추방명령을 받았다.張총장등 녹색연합회원전원은 이날 오후5시15분발 CX-420기편으로 강제 송환됐다. 이날의 충돌은 녹색회원들이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살벌했다.30일 오전11시쯤 대만 신당 소속의 진제서우(金介壽)의원이 행동대원 20여명을 이끌고 대만전력공사 앞에서 삭발.단식농성중인 녹색연합회원들을 공격했다. 이들은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다짜고짜 플래카드를 빼앗아 불태우고 농성원들에게 거친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그러나 대만 경찰은 이들의 행동을 저지하지 않고 그냥 지켜보기만 했다. 이때 녹색연합의 김민효(金旻孝)씨(32)가 대형플래카드를 내걸기 위해 대만전력공사 맞은편에 위치한 중국신탁상업은행 건물 10층에 자리잡은 대만 녹색당 사무실 창문을 열고 등장하자 분위기는 험악하게 변했다. 金씨가 밧줄을 타고 30높이에서 서서히 아래로 내려오면서.핵폐기물 수출을 중단하라(停止核廢料出口)'는 플래카드를 내걸자 신당소속 행동대원들이 고함을 지르며 金씨에게 달려가 金씨가 매달려 있는 밧줄을 잡아 격렬하게 흔들어대기 시작했 다. 대만 경찰은 대만 행동대원들에게 흠씬 두들겨 맞은 녹색연합 회원들에게 집시법위반으로 강제 추방한다는 통고를 전하고 이들을강제 추방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