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 라면박물관 먹거리 관광명소 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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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늦은 밤 출출할 때 계란 하나 풀어넣은 따끈한 라면만큼 맛있는 게 있을까.김치.고추장만큼이나 우리것이 돼버린 라면은 사실일본에서 건너온 식품. 일본 요코하마(橫濱)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른.라면박물관'을 찾으면 일본라면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끄는 것은 라면요리를 처음 먹었다는 17세기 한사무라이의 라면그릇 복제품.중국의 건면(乾麵)이 전쟁이 나 화교(華僑)들을 통해 일본으로 건너온 것이라는 라면 유래설을 뒷받침하는 자료다. 일본에 첫 인스턴트라면이 등장한 것은 우리나라보다 5년 앞선1958년.안도 시로후쿠(安藤白福)라는 사람이 개발한 것으로 처음엔 수프가 따로 없고 면에 양념국물을 가미해 튀긴 형태였다고.세월에 따른 인스턴트라면과 컵라면의 변천사도 흥미롭다. 미국.멕시코.인도.네덜란드등 세계 15개국 1백36종의 인스턴트라면이 전시돼 있는 한쪽 벽엔.이라면'등 우리나라 라면은 물론 북한 라면도 있다.다양한 라면그릇과 라면 만드는 기계등도오밀조밀 갖춰져 있다.또 머리 위의 TV모니터에 선 초창기부터의 일본라면광고들이 관람객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한쪽에 마련된컴퓨터오락기 앞은.라면 빨리먹기'등의 게임을 즐기는 젊은이들로북적댄다. 이 사립박물관이 세워진 것은 지난 94년.사실 부동산관리업을하던 설립자 이와오카 요지( 閘洋志)가 처음 계획했던 것은 라면식당가였다. “전국의 유명식당을 모으다보니 라면의 역사 자체도 재미있더군요.”그래서 식문화(食文化)를 연구하는 대학교수의 고증을 받아자료를 모으게 됐다는 것이 기획단계부터 관여해온 라면박물관 총무부장 오가와 다케시(小川剛)의 설명이다. 비록 주객(主客)은 바뀌었지만 이 박물관의 지하식당가는 그런의미에서 꼭 들러볼 만하다.58년 일본의 밤거리를 재현해놓은 것이라는데 전국에서 엄선된 8개의 유명라면집들이 각 지방의 특색있는 맛을 경쟁하고 있다.돼지고기.닭고기뼈수프 ,일본식 된장인 미소,간장등 국물맛을 내는 주재료에 따라 규슈(九州).홋카이도(北海道).간토(關東)지방의 라면등으로 나뉜다고. 이 라면박물관의 위치는 도쿄(東京)에서 전철로 약 1시간거리인 신요코하마역 부근.개관시간은 오전11시부터 오후11시까지로국경일을 제외한 매주 화요일엔 문을 닫는다.입장료는 어른 3백엔(약2천1백60원),어린이 1백엔(약7백20원 ).라면식당만이용할 사람들을 위한 3개월,6개월짜리 자유입장권도 있다.평균9백엔(약6천4백80원)정도면 라면맛을 즐길 수 있다. [요코하마=김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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