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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공항 잇단 폭탄테러 …‘무정부 상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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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26일 오전(현지시간)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 출국장 앞을 반정부 시위대가 가득 메우고 있다. 일부 쇠파이프로 무장한 시위대가 경찰 저지선을 뚫고 공항을 점거하면서 모든 항공편의 이착륙이 중단됐다. [방콕 AP=연합뉴스]

◆총리와 내각 리더십 실종= 반정부 국민민주주의연대(PAD)가 이끄는 시위대 2000여명이 25일 오전 정부 임시청사가 마련된 방콕의 돈므앙 공항으로 들이닥쳤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출국한 솜차이 옹사왓 총리를 제외한 각료들의 총사퇴를 촉구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시위대가 임시정부 청사에 도착했을 때 장관들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시위대 접근 소식을 접하고 모두 피신했기 때문이다. 어떤 각료도 정부를 대표해 시위대와 대화 하려 하지 않았다.

올 5월부터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는 PAD는 현 정부가 부패 혐의를 받고 있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하수인이라며 총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솜차이 총리는 탁신 전 총리의 매제다. 그의 행보 역시 리더십과는 거리가 멀다. 26일 오후 방콕의 군 공항으로 입국한 그는 총리 공관으로 가 비상각료회의를 소집해야 한다는 일부 측근들의 의견을 듣지 않고 여당의 정치적 아성인 북부 치앙마이로 향했다. 지지세력이 있는 곳에서 사태 해결을 위한 시간을 벌어보겠다는 것이다.

위기 때마다 사태 해결을 주도했던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82)도 노환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군부까지 불법 시위진압을 요구하는 총리의 지시를 따르지 않고, 대신 의회 해산을 통해 사태를 해결하자는 엉뚱한 제안을 하고 있다. 태국의 영문일간지 ‘더 네이션’지는 26일 “태국은 현재 ‘머리 없는 닭(극도로 혼란스런)’ 상태이며 그 피해는 국민과 국제 사회로 번지고 있다”며 리더십 부재를 개탄했다.

폭탄 테러까지 잇따라 발생했다. 26일 수도 방콕의 공항 두 곳에서 최소 4차례 폭탄이 터져 12명이 다쳤다. 이날 오전 4시30분쯤 방콕 수완나품 국제공항 국제선 터미널 밖에서 세 차례의 폭발이 일어났다. 두 시간 뒤엔 돈 무앙 공항 바깥에 진을 친 반정부 시위대에 괴한이 폭발물을 던져 세 명이 다쳤다.

◆경제에 직격탄=태국 경제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관광 업계는 이번 사태로 파산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태국 관광업계에 따르면 9월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16.5%나 떨어졌다. 최근 10년새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9~10월 호텔 공실률은 54%까지 치솟아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래 최악의 상황이다. 태국 여행사협회 아피차 산카리 회장은 “특히 최성수기인 겨울에 공항 점거 사태로 여행객이 더욱 줄어 태국 관광업계는 파산을 선고하기 직전”이라고 밝혔다. 경제 전망도 한층 어두워졌다.

올란 차이프라바트 경제담당 부총리는 25일 “태국의 대외 신인도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떨어졌으며, 이를 회복하는 데 몇 년이 걸릴지 모른다”고 말했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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