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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기 풀려면 한번에 확 몰아서 빅뱅 정책 내놔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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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찔끔찔끔 내놓는 대책은 효과가 없다. 한번에 확 몰아서 ‘빅뱅’ 정책을 내놔야 한다.”

국제 경제 전문가인 손성원(63·사진)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석좌교수가 26일 한국 정부에 조언한 세계 경제위기의 해법이다. 굿모닝신한증권이 주최한 리서치 포럼에 참가한 자리에서다. 손 교수는 17세 때 미국으로 건너가 웰스파고은행 부행장과 LA 한미은행장을 지냈다. 1970년대 닉슨 행정부 시절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에서 일하기도 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이 루스벨트 대통령의 1930년대 대공황 극복 방안을 공부 중이라고 들었다”며 “루스벨트의 성공 비결이 바로 ‘빅뱅’ 정책”이라고 말했다. “정책의 실제 효과보다는 과감한 대책을 일시에 내놓아 국민의 신뢰감을 회복한 효과가 더 컸다”는 것이다.

손 교수는 “한국은행이 금리를 한번에 0.25~0.5%포인트 내린다면 이는 ‘빅뱅’이 아니다”며 “한국 정부도 이왕 돈을 쓰려면 과감하게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는 “일단 터진 일을 수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상황이 나빠질 가능성에 대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금융 규제에 대해선 “그간 규제가 느슨했던 미국이 이를 강화한다고 한국이 따라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규제는 지금까지도 너무 빡빡했다”며 “금융 부문에서도 삼성 같은 곳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꼭 리먼브러더스처럼 덩치 큰 곳이 아니더라도 한국이 인수를 검토할 만한 선진국 금융사가 많다는 말도 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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