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줄어드는 外來관광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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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수가 80년 이후 처음으로 줄어든 것은 충격이다.관광공사 집계에 따르면 96년 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은 3백68만3천7백79명으로 95년보다1.8% 줄었다.입국자수가 준 것은 80년 이후 처음이라는데,80년이라면 3,4공화국의 소멸과 5공화국의 탄생이 이어지는 극도의 정정(政情)불안시기였다.그러나 96년은 우리나라가 선진국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해였다.외래관광객이 줄어들 이유가 없는 해다.아무래 도 우리 관광산업의 한계가노출되고 있는 것같다. 더욱 문제가 큰 것은 내국인의 출국자수가 사상 최대인 4백64만명을 넘어서는 바람에 여행수지가 15억5천만달러의 적자를 나타낸 점이다.여기다 유학(留學)수지적자 11억달러를 합하면 총 여행적자는 26억5천만달러나 된다.무역수지와 마찬가지로 여행수지도 사상 최대에 이르렀다. 정부는 해외유학경비의 급증에 놀라 유학자격의 제한을 검토하고있으나 관광수지의 균형회복 내지 흑자(黑字)반전은 그런 소극적인 대책으론 되지 않는다.우리의 관광자원을 적극 개발.홍보하는한편 무엇 때문에 외국인이 우리나라 여행을 기 피하고 있는지 그 원인을 찾아 제거해야 한다. 흔히 한국은 볼 것도 없고,살 것도 없고,지내기가 불편하고,여행경비와 물건값은 호되게 비싸다고 한다.그렇다면 외국손님의 발길을 쫓는 조건을 골고루 갖춘 셈이다.고칠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우선 지내기가 불편하다는 말부터 나오지 않 게 해야 한다.결국 머무를 곳이 부족하고 불편하면서 사람까지 불친절한 점부터 시정해 나가야 한다. 2000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2002년 월드컵을개최하려면 8만실의 객실이 부족하다는데 아직 호텔건설 붐의 소식이 들리지 않는다..굴뚝 없는 성장산업'이라는 관광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다.가격경쟁력을 갖는 특산 품을 개발하는노력도 부족하다.적자걱정 보다 관광산업의 현주소를 바꾸는 노력부터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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