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사태 관련 "좀더 빨리" 수사 다그치는 金대통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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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요즘 김광일(金光一)청와대비서실장은 아침 정례보고때 문종수(文鐘洙)민정수석과 함께 본관에 올라간다.한보관련 언론보도,각종설(說),민심동향을 사정(司正)참모를 동참시켜 김영삼(金泳三)대통령에게 실감나게 설명하기 위해서다.그동안 보 고한 소문중에는.여권 4인방'.젊은 부통령 개입설'도 있다. 金실장은“대통령은 둘째아들 현철(賢哲)씨가 젊은 부통령으로 불린다는 것을 알고 있더라.그리고 언론인터뷰(본지 1월26일자1면)로 반박했다는 것까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29일에는 한보임원 소환에 착수한 검찰수사 상황이 보고됐다. 文수석은“내사(內査)없이 바로 수사가 착수되고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金대통령의 반응은“좀더 빨리(수사를)할 수 없느냐”는독려였다. “金대통령의 머리속에는 한보 이외에 다른 것은 없는 것같다”는 느낌을 文수석은 받았다.한보의혹을 파헤치려는 金대통령의 의지는“결연하다”는게 金실장이 확인한 결론이다. 보고뒤 文수석은 검찰쪽에 이런 분위기를 전해주었다.검찰수사에더욱 속도감이 붙을 것이란 예고다.청와대는 국민들이 궁금해하는의혹설을 설 연휴(2월7일)전에 풀어 가닥을 잡는다는 시한을 정해놓고 있다. 한보사태의 성격에 대해 청와대는“수사결과를 봐야 권력형 특혜인지,금융사고인지 알 수 있다”(金실장)고 말하고 있다.그렇지만 내막적으로 대형 금융사고로 판정을 내렸다.정치금융사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경제쪽 관계자는“은행들이 청와대에서 압력을 넣은 것처럼 발뺌하고 있다”고 불쾌감을 토로한다. 그런 때문인지“은행이 사정태풍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말이청와대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물론 은행만 다뤄서는 국민의혹을 풀기 어렵다는 점을 관계자들은 인정한다. 金실장은“수사대상에는 어떤 차이.차별도 없다는 점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여기에는“당연히 여야 모든 정치인이 포함된다”고관계자들은 말한다. 〈박보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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