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파문>수사 스케치-中搜 1.2.3과 모두 투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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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한보그룹 비리의혹사건을 수사중인 대검은 29일 이 사건 주무부서인 중수부 2과 외에 1과와 3과 인력을 추가로 투입하는등28일 밤 한보관계자 소환을 계기로 수사가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 …최병국(崔炳國)대검 중수부장은 29일 오후“기존의 중수2과에 이어 중수 1,3과 전체 인력을 한보수사에 투입키로 했다”고 밝혀 최대한 빠른 속도로 수사를 진행시킬 뜻을 내비쳤다. 수사인력 증원에 대해 崔중수부장은“은행및 한보관계자등 조사할 사람의 숫자가 많기 때문”이라고만 설명했으나 검찰주변에선 한보 임원 3명을 소환.조사한 뒤 수사의 가닥이 잡힌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수사인력 확대로 노태우(盧泰愚)전대통령 비자금사건의 주임검사였던 부산.경남(PK)출신의 문영호(文永 )중수부 수사1과장이 새로 수사진에 합류. 文과장은 盧전대통령이 한보 정태수(鄭泰守)총회장을 통해 실명전환한 비자금 6백50억원이 당진제철소 공사비로 투입된 과정인자금 흐름을 추적한 경험이 있어 한보수사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대검 수뇌부는 기대. …검찰은 전날 압수수색한 물품이 사과상자 40여개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인데다 압수장부 종류도 다양해 목록작성및 분류작업에만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 崔중수부장은“아직 구체적인 분석이 이루어지진 않았으나 일부분이 일실됐을 우려가 있다”고 말해 91년 수서사건 때처럼 비자금장부등 주요 기록이 이미 빼돌려졌음을 시사. …대검 중수부는 영장 실질심사제 실시 이후 적법절차 준수에 대한 법원의 태도가 빡빡해진 상황을 의식한 탓인지 예전과 달리소환자들을 철야조사하더라도 오전에 돌려보내고 오후에 다시 소환하는 방식을 사용해 눈길. 崔중수부장은“본인들의 의사도 있고 잠도 좀 재워야 할 것같아돌려보냈다가 다시 부른 것일 뿐”이라며“앞으로도 이런 방식이 많이 이용될 것”이라고 설명. 한편 중수부 관계자는“아직까지 소환에 응하지 않은 사람은 한사람도 없다”며“이철수(李喆洙)전제일은행장의 경우 30일 법원의 보석취소 여부가 결정된 뒤 소환여부가 정해질 것”이라고 언급. …검찰은 은행감독원이 한보에 거액을 대출해준 4개 시중은행과 산업은행에 대해 특별감사를 실시하는 것에 대해“복잡한 대출관계 서류 분석에는 검찰보다 은감원이 훨씬 빠르다”며 은감원의 특감결과에 기대를 거는 눈치. 특히 28일 제출한 은감원측의 감사자료에 실망이 컸던 검찰은감사원에까지 협조를 구해 은감원에 산업은행 감사권을 위임받게 해줬다는 후문. 검찰은 그러나 특감결과가 나오려면 2주일 이상 걸릴 것으로 판단,특감이 끝나기 전에라도 필요한 자료를 그때 그때 요청할 계획. …崔중수부장은 정치권에서 설 연휴전에 한보수사가 마무리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는 기자들의 질문에“희망사항과 실제상황은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한마디로 일축. 崔중수부장은 이어“그렇게만 된다면 나도 좋겠지만 미풍양속인 설 명절을 편히 지내기는 힘들 것”이라며 수사 장기화를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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