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不況 늪 극심한 구직難-임원공채 100대1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어디 취업할 곳 없을까.” 최근 이같은 생각에 경력자를 모집하는 구인광고를 뒤지는 명예퇴직자가 줄을 잇고,신입사원 채용공고를 보고 원서를 들고 몰려 다니는 구직자들이 넘쳐나고 있다.경기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우리사회가 극심한 취업난을 겪고 있는것이다. 조그만 중소기업에서 임원 몇 명을 뽑는데 광고가 나가자마자 쟁쟁한 경력의 소유자들이 5백명 이상 몰렸는가 하면,한백화점의 경력사원모집에 1천명 이상이 몰려 들었고,2백여명 뽑는 정부투자기관 신입사원모집에 8천여명이 운집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동방그룹 계열의 건풍제약이 24일마감한 사장공채에 무려 1백12명이 지원했다.또 4명을 뽑을 예정인 임원공채에도 4백21명이 몰려 경쟁률이 1백5대 1이나됐다.지원자의 경력을 보면 제약회사 사장 및 부사장을 역임한 사람에서부터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굴지의 기업에서 근무했던 사장.임원.부장 출신과 서기관급 국가공무원 출신등 쟁쟁한 경력의 소유자들이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연령도 30대 초반에서부터 60대 중반까지 다양하다. 또 신세계백화점의 경력사원 채용에도 1천1백여명이 지원해 2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예년의 경력사원 채용때보다2~3배 높은 것이다. 이들 회사의 관계자는“모집공고를 몇 개 일간지에 조그맣게 냈는데도 공고가 나가자마자 지원자가 쇄도해 최근 우리사회의 취업사정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 최근 마감한 가스공사 신입사원모집은 2백16명 모집에 8천1백74명이 응모했다.가스공사 관계자는“예년의 경우 3천여명이 몰렸으나 올해는 2배가 넘는 인원이 지원했다”고 말했다.지난해부터 각 기업체가 신입사원 모집숫자를 줄여 작 년이나 금년졸업예정자중 취업 못한 사람들이 신입사원 모집공고가 나는 대로이리저리 몰려 다니고 있다는 풀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앞으로 이같은 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진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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