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라공부] “신문·책 자주 읽으면 언어적성 고득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3면


언어적성검사 ‘다독’이 해법 “안양외고 전형의 변별력은 언어적성검사에 달렸던 것 같아요. 영어 독해와 듣기는 난도가 높지 않았거든요.”

최군은 5월부터 외고 준비를 시작했다. 중학 1학년 때부터 1년6개월간 싱가포르에 살다 와서 언어가 취약한 데다 외고 준비를 늦게 시작해 걱정이 많았다고 한다. 외고 진학을 결심한 후 처음 치른 모의고사에서 언어·사회는 ‘반타작’도 못했다. 문학작품 다이제스트본을 열심히 읽었다. 어렸을 때 다진 ‘독서의 힘’ 덕분에 언어 성적이 회복세를 보였다. 그는 초등학교 때 ‘책벌레’였다. 『해리 포터』 매니어여서 시리즈를 10회씩 읽기도 했다. “언어적성검사에서 고득점을 올리려면 다독이 해법이죠. 외고 입시를 준비 중인 후배들은 중학생 필독서를 차근차근 읽어 두세요.”

언어적성검사 지문은 긴 편이다. 안양외고 시험에는 800자 분량의 고전 『박씨부인전』 지문이 출제됐다. 최군은 “지문을 빨리, 정확히 읽는 훈련을 해야 한다”며 “다독을 하면 속독 실력도 자연스레 키워진다”고 말했다.

최군은 5시간씩 책상을 떠나지 않고 진득하게 파고들며 공부했다. 독서실에 갈 때도 마음이 나태해지지 않도록 교복을 입었다. 다른 외고 수험생들처럼 슬럼프도 겪었다. 모의고사에서 영어듣기 문제를 푸는데 갑자기 멍해지더니 머리 회전이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취침 시간을 하루 한 시간씩 늘렸더니 스트레스가 훨씬 줄었다”는 게 그의 얘기다.

매일 꾸준히 영어독해·듣기 훈련 김군은 중1 때 과학고를 준비하다 외고 입시로 전환했다. 유학을 다녀온 적이 없는 김군은 매일 독해와 듣기 공부를 했다. 영어에 대한 감을 잃지 않으려면 꾸준히 공부하는 것 외에 왕도가 없기 때문이다. 김군은 “용인외고 전형에선 영어 속독 능력과 고배점 문항을 맞혔느냐가 당락을 좌우한 것 같다”고 말했다. “독해 45문제를 50분 안에 풀어야 했어요. 평소 읽는 속도가 느린 편이라 스톱워치를 켜놓고 한 문제를 1분 안에 푸는 연습을 했어요. 그 효과를 톡톡히 봤어요.” 김군은 “영어 독해와 듣기는 수능 대비 예상문제집으로 공부했다”며 “독해 어법은 오답노트를 쓴 게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실전에서 실수하지 않도록 영어 듣기는 스피커를 이용했다. 약간 좋지 않은 음질로 듣고 빠른 속도로 듣기도 했다. 언어적성검사에는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고전 『박씨부인전』, 황동규 시인의 ‘귀뚜라미’가 출제됐다. “지문을 일일이 읽고 문제를 풀기엔 시간이 촉박해요. 문학작품은 평소 많이 읽어두는 게 좋아요.”

김군은 시험 한달 전부터 스터디 플래너에 ①오늘의 계획 ②나는 오늘 이만큼 발전했다 ③ 모의고사 점수 ④ 오늘의 결심을 써왔다. 그렇다고 공부에만 ‘올인’한 것은 아니다. 쉬고 싶을 땐 농구를 하면서 머리를 식혔다. 그는 “내신은 외고 입시의 보증수표”라며 “전 과목 내신을 보는 외고도 늘고 있으므로 내신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내신 관리 비결은 자기 주도 학습 정양은 중학 3년 내내 전교 1, 2등을 놓친 적이 없다. 내신 최상위권을 유지한 비결은 자기주도학습에 있다. 정양은 선생님과 ‘아이컨텍’(Eye Contact)을 하며 수업시간에 집중했다. 정양은 “중간고사는 2주일, 기말고사는 3주일을 앞두고 과목별 총정리를 두 차례씩 했다”고 말했다. “보통 1~3일간 한 과목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어요. 남은 사나흘은 마지막날 시험 과목부터 거꾸로 공부했죠.”

정양은 “내신 성적의 키(key)는 교과서”라며 “교과서만 봐도 한눈에 학습 내용을 알 수 있도록 필기했다”고 말했다. 문제집에 실린 교과서 요약본도 꼼꼼히 읽었다. ‘옳지 않은 것을 고르라’는 문제를 풀면 답지를 바르게 바꾸고 ‘역사적 사건을 시대별로 나열하라’는 문제를 풀 땐 사건을 요약해 쓰는 식으로 심화학습을 했다.

정양은 특히 3년 동안 영어·수학 내신 만점을 받았다. “등하굣길에 MP3로 일본·미국 드라마를 보면서 영어 공부를 했어요.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은 시리즈 4편을 20번쯤 봤어요.”

8월부터 외고를 준비해온 정양은 영어 독해·듣기 공부를 위해 3년치 외고 기출문제를 풀었다. 정양은 "언어적성검사 준비를 위해 매일 20분씩 중앙일보 기사를 읽고 사설을 요약했다”고 말했다. 정양은 “내신만 잘 관리해도 외고 합격의 길이 있다”고 덧붙였다. “외고에는 일반전형 외에 내신우수자, 외국어우수자, 글로벌 리더 등 다양한 전형이 있어요. 자신의 성적과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전형을 선택하면 합격의 문이 열린다고 생각해요.”

글=박길자 기자
사진=정치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