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권 발행 우성.한보등 부도 한국기업 신용도 추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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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해외증권을 발행한 기업들이 최근 잇따라 부도로 쓰러져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기업 이미지를 추락시키고 있다.
24일 증권감독원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23일 부도처리된 한보철강을 비롯,해외 증권발행기업중 부도를 낸 회사는 우성건설.건영.삼익악기등 4개사에 달하고 있다.
이중 우성건설과 건영은 지난 94년9월 선경증권과 한신증권(현 동원증권)을 주간사로 스위스시장에서 사모형식으로 각각 3천만달러,1천9백만달러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삼익악기는 이들보다 앞서 90년3월 유러시장에서 쌍용증권을 주간사로 3천만달러 규모의 공모전환사채를,한보철강도 94년5월대우증권을 주간사로 역시 유러시장에서 4천만달러의 공모전환사채를 각각 발행했었다.
이들 기업은 발행당시만 하더라도 우량기업으로 평가돼 비교적 호조건에 기채를 마쳤으나 최근 1년동안 모두 부도를 내 국제금융시장에 큰 파문을 던지고 있다.지난해 1월 부도가 발생한 우성건설의 경우 스위스의 SBC은행등이 채권단을 구 성해 채무변제를 받기위한 법적절차에 들어감으로써 국제적 문제로 비화되기도했었다. 특히 우성.건영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부도를 낸 이후엔 외국 금융기관들이 한국기업이 발행한 증권의 인수를 기피,국내기업들이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조달을 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선경증권의 김원중 국제금융 과장은 “우성의 부도사건이후 한국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발행이율이 오르는등 발행조건이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 투자자들이 채권회수를 위한 법적대응에 적극 나설 것으로보이는 공모사채는 인수기관이 대부분 국내 현지법인인 사모사채와달리 부도에 따른 파장이 더욱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증권사 관계자들은 “외국채권자들은 공모사채를 발행한 한보철강의 부도원인을 철저히 따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 과정에서 재무제표 허위기재등 분식회계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국제소송으로 번져 국내 전체기업의 재무내용에 대한 신 뢰도가 크게실추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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