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株 부도당일 대량거래-前日보다 8배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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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한보철강의 부도처리 방침이 발표된 23일 이 회사 주식의 대량거래가 이루어진 것을 놓고 다양한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보철강의 이날 종가는 5천3백90원으로 전일보다 3백70원이 떨어졌지만 무려 1백64만주가 거래돼 지난해 5월이후 가장많았던 것.거래대금은 전일보다 8배나 더 많았다.
이날 아침부터 한보철강에 대한 처리 방침이 부도등 강경 방향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던 점등을 들어 이처럼 거래가 급증한 것은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일부에선 사전 정보를 이용한 내부자거래가 개입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반해“최악의 경우라도 부도사태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와,제3자 인수가 이뤄진다면 오히려 경영정상화가 조기에 가능해 실적이 호전될 것이라는 낙관이 어우러져 거래가 활발했다”는 견해도 있다.
또 지난 20일 부도 위기에 몰렸던 한보그룹의 또 다른 상장사인 상아제약 주식도 거래량이 폭증,총 발행물량의 23%나 됐다는 사실 역시 묘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증권거래소는 24일 한보철강및 상아제약 주식에 대해 매매거래 중단조치 를 내렸지만투자자 보호라는 측면만 놓고 보면 다소 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을 하는 이도 있다.
한편 증권예탁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현재 한보철강과 상아제약의 투자자는 각각 1만2천5백88명,5천2백22명으로 이중 개인주주들이 전체 주식의 32~37%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들 기업이 최종 부도에 따라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경우개인투자자들의 피해 폭이 그만큼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한편 증권거래소는 이날 한보계열사 주가및 거래량의 이상현상에 대해 불공정거래 개입소지가 있다고 보고 매매심리를 벌이 기로 했다.

<이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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