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시에 '1월효과' 조짐-예탁금 이달 5천억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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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우리 증시에도 드디어.1월 효과(재뉴어리 이펙트)'가 생긴 것일까.올들어 갑자기 늘어난 고객예탁금을 두고 미국등 선진증시에서 나타나는.1월 효과'가 발생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실제로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난 13일자 에서 투자신탁(뮤추얼펀드)에.돈을 들어붓듯이'자금이 몰려오고 있다고 크게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달 들어 주식형 펀드에 유입될 돈은 지난해 12월의 1백35억달러보다 약 70%나 증가한 2백억달러에 달할것이라는 것.수치상으로 보면 우리 증시의 자금유입 역시 이 못지 않게 극적으로 늘어났다.
지난해말 2조4천억여원에 불과하던 고객예탁금은 올들어 무섭게불어나기 시작,20일 현재 약 2조9천억원으로 늘어났다.이에 따라 연말 한때 5천억원이나 밑돌았던 신용융자 잔고와의 차액도급격히 좁혀져 지금은 오히려 예탁금이 융자잔고 보다 2천4백억원이상 많은 상태.한진증권의 유인채 전무는 이와 관련,“올해부터 실시되는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피하기 위해 지난 연말 주식을처분했던 이들이 다시 증시를 찾는다는 점에서 우리 증시에도 1월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셈”이 라고 분석했다.그러나 최근 늘어난 예탁금들이 거의 모든 지점에서 수천만원대의.소액'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점을 들어 1월 효과로 받아들이기엔 시기상조라는 세력도 적지 않다.
즉 배당소득을 피해야 할 정도의 큰 손이 들어온다고 보기엔 유입되는 돈의 단위가 너무 작고 이들은 이미 지난해 10월 이전에 채권이나 양도성예금증서(CD)등으로 전환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또 증시 일각에선 은행주식에 관심이 높은 대기업들이 지난 연말부터 자금을 쪼개가며 들어온 흔적이 짙다고 보고 있다.
대우증권의 박주창 정보분석팀장은“최근 불어난 예탁금중 개인자금은 신용만기에 몰린 투자자들의 상환 자금이 고작”이라며“개미군단이 다시 몰린다고 보기엔 이르다”고 분석했다.
〈이상렬 기자〉 ◇1월 효과=연말 보너스를 활용하려는 직장인들과 세금 부과를 피하기 위해 연말에 보유 주식이나 펀드를 처분한 투자자들이 1월 들어 증시로 다시 몰려오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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