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독립보다 자치권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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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티베트 망명자들이 23일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 있는 추글라캉 사원 밖에서 티베트 망명정부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맞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추글라캉 사원은 달라이 라마가 평소 머무르는 사원이다. [다람살라 AP=연합뉴스]


이번 회의는 중국이 3월 티베트인들의 시위를 유혈 진압한 뒤 티베트 망명정부와 중국 정부 간의 세 차례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소집됐다. 당시 시위를 주도했던 티베트 청년회 등 소장 강경파들은 망명정부의 온건 노선이 한계에 부닥쳤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망명정부를 이끄는 달라이 라마도 14일 “1970년대 채택한 중도 노선이 중국의 변화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며 “회의를 통해 향후 티베트가 나아갈 방향을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래서 이번 회의에선 티베트 망명정부가 중국에 대해 자치권 확대를 요구해 온 기존 온건 노선을 포기하고, 완전한 독립을 추구하는 강경 투쟁 노선을 채택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망명정부의 카르마 초펠 대변인은 이에 대해 “일부 독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대표단 다수는 국제 사회의 지지를 잃고 중국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올 것을 우려해 반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결정에도 불구하고 중국·티베트 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많다.

돌마 지야리 망명정부 부대변인은 “중국이 우리의 주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독립 추구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달라이 라마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각에서 제기된 그의 은퇴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누구도 (은퇴를) 지적하거나 요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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