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안정 펀드 1차분 1030억원 투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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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주식시장 안정을 위해 증권 유관기관들이 만든 5150억원 규모의 공동펀드가 21일부터 증시에 투입됐다. 한국증권업협회는 1차 투자분(1030억원)의 자금 집행이 이날 시작됐다고 밝혔다. 펀드에는 증협 외에 증권선물거래소·증권예탁결제원·자산운용협회가 참여했다.

공동펀드는 자산의 80% 이상을 상장주식에, 나머지를 국공채 등에 투자한다. 주식 투자액은 거래소 80%, 코스닥 20% 비율로 집행된다. 운용은 코스피200과 코스닥100 주가지수를 따라가는 인덱스 펀드 형태로 이뤄진다. 증협 관계자는 “이번 펀드의 목적은 수익 극대화가 아니라 시장 안정”이라며 “거래소·코스닥의 우량주를 골고루 사는 인덱스 펀드 형태를 택한 것도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4개 증권 유관기관은 이달부터 내년 3월까지 매월 103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자금 운용은 공동펀드 기금운영위원회가 고른 10개 운용사가 각각 515억원씩 나눠 맡는다. 1차 투자분 운용사로는 교보악사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이 선정됐다. 펀드 만기는 3년이며 자금 투입 효과를 높이기 위해 긴박한 상황이 아닐 경우 중도 환매가 제한된다.

이들 기관은 2003년 2월부터 증시 안정을 위해 4000억원 규모의 공동펀드를 만들어 운용한 바 있다. 4년6개월간 운용된 이 펀드는 주가 급등으로 운영 의미가 줄어들자 지난해 8월 청산됐다. 이번 공동펀드 기금운영위원장을 맡은 박병주 증협 상무는 “최근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되면서 소액의 매물에도 주가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며 “5000억원이 시장 규모에 비해 큰돈은 아니지만 악성 급매물 때문에 떨어지는 주가를 받쳐주는 데는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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