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견>강남.신도시 아파트값 이상기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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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손경환(孫炅煥)국토개발연구원 연구위원=최근 주택시장에서 가격이 크게 오른 아파트는 주거가 편리하거나 쾌적한 환경을 누릴수 있는 지역에 한정되고 있다.소득향상과 사람들의 주거선택패턴변화로 수요가 늘어난 반면 공급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주택의 수급불균형이 주택가격 상승의 주범이다.이에 따른 대책은 명확하다.사람들이 원하는 지역에 원하는 주택을 많이 공급하는 것이다.주택시장을 전국적인 차원보다는 지역별로 세분된 시장으로 보고 지역별 주택수급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수도권,특히 서울인근지역에 충분한 택지를 개발해 주택공급을 확대해야 한다.주택을 비롯한 부동산은 일단 상승국면에 들어서면안정을 회복하는데 상당한 기간과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상승 초기에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성규(河晟奎.중앙대교수)경실련 도시개혁센터 주거안정분과 위원장=집값 안정을 위해선 우선 주택공급 물량을 대폭 늘려야 하며 특히 서민들이 필요로 하는 임대아파트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공공임대아파트의 경우 지난해부터 공급물량이 크게 감소한데 이어 영구임대아파트도 공급이 중단됐으므로 이에 따른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또한 주택임대업자로 등록한 사람들에 대한 세제와 금융혜택을 대폭 늘려 민간임대주택시장도 활성화해야 한다.
서울 일부지역과 신도시아파트값의 급등은 주택을 재산증식의 수단으로 보고 투기가 팽배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행정편의적 반짝 단속보다 지속적인 단속을 통해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택지.자본.노동.기술등 주택의 생산 4대요소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해야 한다고 본다.
◇김영진(金榮進)내집마련정보사 사장=요즘 집값 상승은 가수요나 투기수요보다는 실수요가 주도한게 특징이다.집값 상승 현상이전국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실수요자들의 관심을 끌만한 서울의 목동과 강남지역,그리고 분당.일산등 신 도시에 집중되는 것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각종 도시기반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지하철 개통으로 주거여건이 우수해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입지여건이 좋은 곳에 대규모 아파트를 공급해 수요를 충족시켜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서울은 택지개발이 중단됐고 분당.일산등 신도시는 대규모 아파트를 공급할 여력이 없다.
결국 이들 지역만큼 입지여건을 갖춘 추가 신도시건설을 정책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희연(李熙淵)현대산업개발상무=요즘 집값이 지역적으로 차별화하면서 오르는 것을 감안하면 아파트수요층은 확실히 양극화한 것 같다.
현재 전국적으로 미분양아파트가 11만가구나 된다지만 정작 수요가 몰리는 곳에서는 오히려 주택이 부족할 정도로 지방과의 수요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서울지역과 수도권은 앞으로도 수요가 꾸준할 것이라는 전제 아래 어떤 방식으로든 정부가 택지를 확보해줘야 하고 특히지역별 수요를 감안한 차별적인 계획을 따로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를 위해 준농림지정책을 다시 수립하든가,아니면 도시나 수도권지역의 구릉지를 적극 활용한다든가 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지금의 아파트값 상승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앞으로 공급물량이 많다'는 인식을 소비자들에게 널리 심어줘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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