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영어캠프 VS 영어 스쿨링

중앙일보

입력

이윤정 압구정동 잉글리쉬채널주니어 본원 원장

겨울방학을 앞두고 영어캠프나 스쿨링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영어캠프와 스쿨링을 혼동하고 있는 학부모들과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다. 영어연수 단기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다 같은 것은 아니다. 방학 영어캠프를 떠나기 전 영어 캠프와 스쿨링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각각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함께 알아보자.

 우선 영어캠프는 대부분의 영어권 국가가 실시하고 있는 가장 대중적인 프로그램이다. 약 2달 간 영어권 나라에서 여러 국적을 가진 또래 친구들과 함께 영어를 배우고 문화도 체험할 수 있다. 오전에는 교실에서 영어를 배우고 오후에는 다양한 특별활동을 통해 영어권 문화를 자연스럽고 직접적으로 체험한다. 이를 통해 독립심과 자립심도 키울 수 있다. 그러나 학생들의 재미를 위해 영어연수프로그램보다 특별활동이 강조되면 기대했던 것만큼 영어 실력이 향상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스쿨링 프로그램은 이러한 영어캠프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다. 스쿨링은 공립학교에서 현지 학생들과 정규수업을 함께 듣는 프로그램으로 영어뿐만 아니라 수학, 과학, 음악, 미술 등 전 과목을 영어로 배운다. 한마디로 ‘영어몰입환경’에서 공부를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방과 후에는 홈스테이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며 현지 문화를 직접 느끼고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스쿨링 프로그램은 영어캠프에 비해 영어에 신경을 더 많이 써서 준비해야 한다. 기초가 부족한 학생이 스쿨링에 참여했다가 고생하는 경우를 필자는 자주 봐왔다. 지난 겨울방학 같은 스쿨링에 참가했던 M군과 L군은 서로 다른 성과를 얻었다. M군은 작년부터 본원에서 영어 의사소통 능력을 키워왔던 터라 평균이상의 영어 회화 실력을 갖고 있었다. 그는 영어권 나라에서의 새로운 경험을 원했고 필자는 겨울방학 스쿨링을 권했다. 캐나다의 작은 시골도시인 넬슨에 있는 학교의 스쿨링에 참여한 M군은 영어 실력이 더욱 좋아진 것은 물론, 현지 친구들과 방과 후 함께 운동을 하며 우정을 쌓는 등 성공적인 겨울방학을 보냈다. 그러나 아무런 준비 없이 스쿨링에 참가했던 L군은 정반대의 결과를 얻었다. 수업시간에 선생님의 설명을 알아들을 수가 없고 말을 제대로 못하니 발표도 하지 못했다. 쉬는 시간에는 한국학생들과 한국말로 수다를 떨며 수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풀었다. 그러다 보니 영어로 말할 기회는 점점 줄어들었고 한국 친구들과만 어울리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결국 L군은 영어 실력이 향상되기는커녕 영어에 대한 자신마저 상실했다. 그는 뒤늦게 필자를 찾아와 영어의 기본부터 차근차근 배우고 있다.

 단기 스쿨링 프로그램은 영어 듣기와 말하기 실력을 어느 정도 갖춘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기초가 부족하다면 떠나기 전 반드시 전반적인 영어 듣기, 말하기, 읽기와 쓰기 실력을 키워야 한다. 스스로 영어 실력이 향상됐다고 느낄 때 스쿨링 프로그램에 참가하면 자신의 영어 실력을 현재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