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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첩보기관 “007 잊어주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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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영국 런던 템스 강변에 있는 MI6 본부.

 영화 007 시리즈에서 주인공 제임스 본드가 일하는 첩보기관으로 유명한 영국 해외정보국(MI6)이 ‘탈(脫) 제임스 본드’를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MI6가 99년 역사상 처음으로 19일(현지시간) 소수인종 요원을 더 선발하기 위한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MI6 간부들은 소수인종 인재들을 초청해 직접 얼굴을 드러내고 설명회를 가졌다. 비밀주의 전통으로 유명한 MI6로서는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가디언은 “제임스 본드를 꿈꾸는 백인 남성들이 지배하는 조직이란 이미지를 벗기 위해서”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가장 최근에 선발된 MI6 요원 중 소수인종 출신은 전체의 10%, 여성은 35% 수준이었다. 같은 정보기관인 국내정보국(MI5)의 경우 최고위직의 절반을 여성이 차지하고 있다.

스스로를 ‘존’이라고만 밝힌 MI6 인사 책임자는 영국 정부의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관련 정보 조작 스캔들을 예로 들며 “MI6는 더 유연하고 융통성 있는 조직으로 거듭날 것을 요구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 때문에 더욱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캐서린’이란 여성 간부는 “우리는 제임스 본드를 찾고 있지 않다. 명령을 따르지 않고 제멋대로인 데다 마티니를 마시며 여성이나 유혹하는 사람, 쉴 새 없이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고 총을 난사하는 사람은 사양한다”고 말했다.

MI6는 2년 전 처음 공채를 시작했다. 이전까진 옥스퍼드·케임브리지 등 일부 명문대학에서 개별적으로 요원을 뽑는 비밀 채용 원칙을 고수했다.

김한별 기자

◆MI6=영국의 대외정보조직. 1909년 창설된 특무국 해외과를 모태로 한다. 정식 명칭은 비밀정보부(SIS, Secret Intelligence Service). MI6란 이름은 제1, 2차 세계대전 기간 중 영국 육군성의 군사정보(MI, Military Intelligence) 담당과 중 하나로 편재됐던 데서 유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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