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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미국 자동차 빅3 … “GM은 수주일 내 망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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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제너럴 모터스(GM)·포드·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빅3 자동차 회사가 파산으로 가는 벼랑 끝에 몰렸다. 특단의 조치가 없는 한 의회에 제출됐던 250억 달러의 긴급구제금융안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이들 회사를 망하게 놔두자는 목소리마저 커져 조지 W 부시 대통령 임기 중 의미 있는 구제 방안이 나오기 힘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표류하는 250억 달러 수혈=상원을 장악한 민주당의 해리 리드 원내대표는 19일 (현지시간) 250억 달러 구제금융안 표결을 취소했다. 20일 투표에 부쳐질 예정이었던 이 법안은 금융위기 해소를 위해 마련된 7000억 달러의 구제금융 중 250억 달러를 자동차업계로 돌리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공화당이 반발하자 아예 투표를 취소해 버린 것이다. 이 과정에서 공화당 쪽 타협안이 나오기도 했다. 크리스토퍼 본드 공화당 상원의원은 9월에 통과된 친환경차 개발 지원금 250억 달러를 구제금융으로 돌리자는 안을 냈다. 그러자 이번에는 민주당에서 생산시설 개선자금을 단기적 처방에 쓸 수 없다고 강력히 반대해 결국 없던 일이 됐다. 구제책이 물거품이 되자 민주당은 부시 행정부, 특히 헨리 폴슨 재무장관을 성토했다. 그의 재량으로 250억 달러를 전용할 수 있는데도 협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백악관 측은 민주당이 본드 의원의 타협안을 받지 않아 해결책을 마련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위기의 빅3=긴급 구제금융안이 유산되면서 빅3의 도산이 몰고 올 파장에 대한 공포도 커지고 있다. 빅3 최고경영진은 18일 상원 청문회에 참석해 “미 자동차업계가 망하면 1930년대 대공항에 맞먹는 미증유의 사태가 온다”고 주장했다. 릭 왜고너 GM 회장은 “빅3가 넘어가면 첫해에 300만 명의 실업자가 생기고, 개인소득은 3년간 1500억 달러나 줄어 막대한 정부의 세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빅3는 미국 내에서 25만 명의 종업원에다 부품납품업자·딜러 등 연관 분야 종사자를 합치면 400만 명 이상이 위기에 처할 것으로 추산했다.

빅3의 자금은 급속도로 말라 가고 있다. AP통신은 “GM은 수주일 내에 넘어갈지 모르며 크라이슬러는 이보다 좀 나은 수준이란 얘기가 돈다”고 보도했다. 셋 중에 낫다는 포드의 앨런 머럴리 회장도 “내년을 버틸 정도의 자금이 있긴 하지만 GM이나 크라이슬러가 망하면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시인했다.

◆“망하게 놔두자”=빅3 구제 방안을 놓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지만 망하게 하자는 주장이 많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돈을 대주면 앞으로 구제금융에 끝이 없을 것이란 논리다. 앞으로 신용카드 등 다른 분야에서도 문제가 터질 공산이 큰 상황에서 일이 날 때마다 돈을 지원해 주면 어떻게 감당하겠느냐는 것이다. 폴슨 장관이 18일 의회 청문회에서 “금융위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7000억 달러의 구제금융을 다른 부분의 어려움에 써서는 안 된다”고 잘라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또 부실덩어리는 그대로 망하게 하는 게 경제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란 시각이다. 경영난 끝에 망했다가 살아난 미 항공사들처럼 빅3도 뼈를 깎는 자구 노력과 인수합병 등을 통해서만 기업 체질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빅3 CEO들이 의회 청문회 참석차 워싱턴에 오면서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온 사실이 밝혀지면서 여론은 더 악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단시간 내에 지원 방안이 마련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총대를 메야 할 백악관과 행정부마저 구제안 마련에 냉소적인 공화당 의원들을 설득하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빅3 지원책은 내년 초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에야 통과될 공산이 크다는 게 미 현지 언론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GM대우 부평2공장 가동 중단=GM대우는 다음 달 1일부터 한 달간 인천 부평2공장 가동을 중단한다고 20일 밝혔다. 부평1공장과 경남 창원, 전북 군산 공장은 다음 달 22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2주간 조업을 중단할 예정이다. GM대우는 경기침체로 인해 수출 물량이 줄면서 임시 휴업을 검토해 왔다. 부평2공장은 토스카와 윈스톰을 합해 월 1만2800대를 생산해 왔다.

뉴욕=남정호 특파원·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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