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힘으로 사우디 수비 파고들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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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한국이 사우디를 극복했다.”

난적 사우디를 격파하고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 1위를 굳히자 허정무 감독의 입은 함지박만큼 벌어진 반면 사우디 조하르 감독은 잔뜩 구겨진 인상으로 축하 인사를 건넸다.

▶양팀 감독, 엇갈린 희비=사우디 조하르 감독은 “두 차례의 찬스를 골로 연결하지 못한 것이 패인이다. 한국의 승리는 축하하지만 패배에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나예프 하자지(알이티하드)가 퇴장당한 게 한국에 도움이 됐다. 이번 경기에서는 심판에게 문제가 있었다”면서 판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허 감독은 “심판 판정은 존중해야 한다. 이의가 있다면 나중에 밝히면 된다”고 응수한 후 “모든 선수가 열심히 해줘 의도한 대로 경기를 풀 수 있었다. 세대교체가 원만히 이뤄지고 있고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준 것이 성과”라고 자평했다.

▶외신 반응=사우디 알와탄지는 “주장인 후세인 압둘 가니(스위스 노이차텔)와 알카타니(알힐랄)의 부상. 경고 누적으로 결장한 사드 알하르티(알나스르)와 퇴장당한 하자지의 부재가 패인이다. 한국은 해외파 박지성(맨유)을 주축으로 스피드와 힘으로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었다”고 분석했다. 이란의 ‘이란 스포츠 프레스’는 “한국이 2점을 달아났다”면서 “경기 중 다소 실망스러웠던 이근호(대구)는 허 감독의 무한 신뢰에 힘입어 선제골을 터뜨렸고, ‘훌륭한 스트라이커’ 박주영(AS 모나코)은 쐐기골을 만들어냈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박주영의 소속 구단인 모나코를 비롯해 풋볼 프랑스·프랑스 24 등 프랑스 언론들은 “‘우리의 한국인’ 박주영이 팀을 조 1위로 이끌었다”고 보도했다.

온누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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