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도 타고 등산도 하고 산악스키 묘미 두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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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스키를 신고 산을 오른다?' 많은 사람들은 우리나라에서 스키를 신고 산을 오를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 의문을 품는다.더구나 러셀(앞서 가는 사람이 눈을 다지는 것)이 안된 산악지형에서 직접 걷는 것보다 스키를 신고 산을 오르는 것이 빠르다는사실을 아는 사람 은 더욱 드물다.
산악스키란 단지 내려오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알파인스키와 달리스키를 이용해 눈위에서 등산을 즐기는 것을 말한다.폴을 이용해높이 4~5의 눈덮인 바위도 오르내리고 여름철에 갈 수 없었던계곡을 자유롭게 다닐 수 있다는 점에서 알파 인스키와 다르다.
“허리까지 빠지는 눈에서 혼자 러셀하며 걸으면 2~3도 못 나갑니다.그러나 40~50㎏의 짐을 져도 스키를 신으면 훨씬 빠른 속도로 눈길을 뚫고 나갈 수 있습니다.”전담(62)한국산악스키회장의 산악스키 예찬론이다.
산악스키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중 하나가 길을 찾아가는 루트 파인딩.흰눈으로 뒤덮인 겨울산은 지형이 바뀌어 어디가 길인지 분간할 수 없다.길을 잘못 들면 눈사태도 만날 수 있다.그러므로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 이 가장 중요하다. 산악스키를 타고 러셀할 때는 체력소모가 심하므로 여러명이 교대해야 한다.깊은 눈에서 러셀할 때는 사이드스텝으로 먼저 한발을 올리고 눈을 꾹꾹 눌러야 한다.그래야 아래쪽 발을 올릴 공간이 마련된다.산악스키와 알파인스키의 기본기술은 같다.
그러나 국내와 외국의 산악지형에서 구사하는 스키기술(회전법)에는 현격한 차이가 있다.외국처럼 수목이 없거나 있어도 띄엄띄엄있는 2천급 이상의 고산에서는 알파인스키기술로 활강하면서 속도를 즐길 수 있다.그러나 잡목이 우거지고 바위투성이인 국내에서는 감속하면서 고난도의 테크닉으로 장애물을 피하거나 위험지역을빠져나가야 한다.
산악스키에서 사용하는 응용회전법으로는.폴 점프턴'.스텝 연속턴'.후경(後傾) 데르마크'등이 있다.폴 점프턴은 폴을 찍고 공중에서 몸을 돌려 회전하는 방법.국내 산악지형처럼 가파르고 장애물이 많으며 폭이 좁은 곳에서 많이 사용된다.
스텝 연속턴은 발을 V자모양으로 하고 회전하는 방향의 발을 축으로 반대편 발을 계속 바깥으로 밀어내는 방법이다.사면이 완만하면서 장애물이 있는 곳을 통과하거나 설사면이 눈과 얼음으로뒤엉켰을 때 사용한다.
후경 데르마크는 눈이 많이 쌓인 곳에서 짐을 짊어지고 있을 때 사용하는 회전법.상체를 뒤쪽으로 기울이고 양무릎과 발뒤꿈치를 강제로 비틀어 회전한다.노르웨이에서 가장 먼저 개발한 회전법으로 매킨리나 알프스처럼 장애물이 없고 넓은 곳 에서 많이 이용된다.
〈김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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