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여대 1~2년內 남녀공학으로 바뀔 전망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영남지역에서 4년제 여대로는 하나뿐인 29년 역사의 부산여대(전교생 7천여명)가 1~2년 안으로 남녀공학으로 바뀔 전망이다. 여대 간판으로는 발전을 기대하기는커녕 생존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김용태(金容太) 총장은 지난 14일 열린 교무회의에서“남녀공학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추세”라며“이를 위한 준비를하라”고 관계자들에게 지시했다.
金총장은“여성대학으로 남아 있으면 계속 퇴보할 수밖에 없고 그런 현상은 신입생 모집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 대학은 신입생 모집 경쟁률이 지난해의 2.96대1에 이어 올해도 2.5대1로 이 지역 다른 대학의 절반수준에도미치지 못했다.
한 교무위원은“언제부터 바꿀지에 대한 계획을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지금의 분위기로 봐서는 빠르면 내년,늦어도 99년에는 공학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상대 교수평의회 부의장도 “대부분의 교수들이 남녀공학을 바라고 있고 지난해 이 문제를 .공론화'할 것을 학교측에 정식건의했다”고 밝혔다.
주부의장은“대학 이미지나 발전을 위해 공학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문제”라며“여자대학은 학생.학부모들이 이제 선호하지도 않을 뿐더러 사회적으로도 특별한 존속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대학측은 이미 교직원.재학생등을 상대로 찬반을 묻는 여론조사.심포지엄등 기본적인 기초조사를 마친 상태다.
조사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교직원의 경우 거의 1백%가 남녀공학을 찬성하고 재학생도 찬성쪽인 반면 동창회에서는 반대가 좀많지만 무난히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부산여대 외에도 동주여전.부산여전도 14일 마감한 원서접수 결과 남녀공학 전문대의 3분의1수준인 각각 2.2대1과 2.8대1의 경쟁률에 그쳤다.
이에 비해 동래여전에서 남녀공학으로 바꾼 동부산전문대는 이번입시에서.남학생도 들어와 이제 학교생활이 재미있다'는 뉘앙스의광고를 해 톡톡히 재미를 봤다.14일 원서마감 결과 경쟁률은 6.7대1이었다.

<부산〓정용백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