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싱크탱크지구촌97>1.21세기 향한 美 외교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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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올해 세계는 국가간 전쟁이 없고 경제성장률이 3%를 웃돌 정도로 좋은 한해가 될 전망이다.그러나 수십개국에서는 여전히 핏빛 내전과 기아가 계속되고 새로운 세계질서 형성을 위한 강국들의 각축도 치열할 것이다.세계의 유력한 연구기관들 이 보는.올해의 국제정세'진단과 전망을 시리즈로 엮는다.
[편집자註] 미국은 개입할 수밖에 없는 전면전 발발 가능지역으로 한반도와 걸프지역을 꼽는다.미국의 .윈-윈전략'은 이같은정세전망에 기초한 것이다.
냉전이 종식된 상황에서 미국이 각지역의 안정과 평화에 관심을쏟는 것은 당연하다.하지만 21세기를 염두에 둘때 아시아와 유럽지역에서 미국에 도전하는 패권국가의 등장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도 미국의 과제다.군사현대화를 서두르는 중국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개입정책을 통해 자본주의 시장경제를 확산시키고 민주주의를 전파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이 미국의 적대세력으로 부상하는 것을 막는 길은 이것 밖에 없다.통합을 추진중인 유럽이지만 통일독일과 유럽의 중심을 자임하는 프랑스가 미국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독자적 패권국가로 부상할 가능성도 항상 경계해야 한다.때문에 냉전시 대때 서유럽안보의 중추역할을 했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동유럽지역으로 확대하는 문제와 관련해서도 미국이 지도적 역할을 행사해야한다. 탈냉전시대 러시아의 장래는 여전히 미국의 주요 관심사다.옛 소련 붕괴후 핵무기.핵물질 확산 차단에 주력해온 미국은 러시아의 경제회복과 정국안정을 통한 민주화를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 자본주의 도입과정에서 러시아가 직면한 한계가 공산주의 회귀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지라도 러시아에서 보수주의 또는 민족주의가 득세할 경우 주변국에 미칠 영향은 간과할 수 없다.러시아는 아직 상당한 군사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경제적 측면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원활한 가동이 중요하다.미국이 주도하는 아태경제협력체(APEC)가 관세장벽을철폐하는등 무역자유화 쪽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도 소홀히 할 수없는 과제다.
미국과 우방의 에너지원 안정확보를 위해 중동으로부터의 원유수송로를 보호하는 것도 막중하다.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정착문제도 지속적인 과제로 남을 것이다.
동.남중국해에서는 중국.일본.필리핀.베트남간 영토분쟁이 확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그래야 안전한 에너지 수송로를 확보할 수 있다.냉전시대때 크게 부각되지 않았던 범죄.테러.마약문제등도 미국의 골칫거리다.
뿐만 아니라 환경파괴,인권침해,종교.인종분쟁등도 탈냉전시대의세계를 이끌고 있는 미국에 고민을 안겨주고 있다.이슬람극단주의는 중동평화 뿐만 아니라 테러 확산과도 관계된 문제로 앞으로 미국을 상당기간 괴롭힐 것같다.
[워싱턴=길정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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