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기간중 만든 車 꺼려 자동차 구매계약 격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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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노조의 파업으로 자동차업계의 생산차질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소비자들의 신차 구입계약 수도 큰 폭으로 줄고 있다.
소비자들은 파업기간중 생산되는 차는 불량률이 상대적으로 높을것으로 우려해 계약을 꺼리고 있는데다 출고지연.판매사원들의 파업등으로 각 자동차업체들이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기 때문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의 경우 평소에는 하루평균 2천8백대가 계약됐으나 올들어서는 절반 수준인 1천4백대가량이 계약되는데 그치고 있다.
10일까지 계약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50% 줄어든1만4천1백40대였다고 회사측은 밝혔다.
현대는 앞으로 출고지연 사태가 상당기간 계속 될 것으로 보고소비자들이 스스로 원하는 경우에만 계약을 체결하고 구입권유는 거의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동차 관계자는“회사측이 지난 10일부터 휴업에 들어간 것은 반복되는 조업중단에 따라 효율이 떨어지는데다 불량품이 양산되면 회사 이미지가 크게 떨어진다는 우려 때문이었다”고말했다기아자동차도 예년에는 하루 평균 2천여대가 계약됐으나요즘에는 5백~6백여대로 뚝 떨어졌다.
기아자동차 관계자는“많은 소비자들은.근로자들이 정신을 다른 곳에 팔고 있는데 자동차를 제대로 만들겠느냐'며 부분파업기간중에 생산되는 차를 품질이 나쁠 것으로 간주한다”며“따라서 계약건수도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기아는 특히 김선홍(金善弘)그룹회장이 최근 지방계열사 순시에나서 노사관계의 안정을 위해 노조대표와 간담회를 갖는등파업사태수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파업 강도가 이들 회사보다 약했던 대우자동차도 지난10일까지 5천5백대가 계약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천대줄었다. 쌍용자동차도 평소에는 하루 평균 1백여대의 무쏘와 코란도 계약을 받았으나 올들어서는 75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밖에 현대정공의 갤로퍼도 평소에는 하루 평균 1백50~2백대 가량 계약됐으나 요즘엔 50대선으로 격감했다.이 회사의 경우 판매사원들도 일부 파업에 돌입,계약실적이 더욱 부진한것으로보인다.
한편 자동차공업협회는 올해 내수판매 가 지난해 보다 3.5%늘어난 1백70만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생산및 계약부진으로 차질이 생길까 우려하고 있다.

<박의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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