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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도 파업 주름살-현대차 협렵업체 잇따라 가동중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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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대기업이 기침만해도 우리는 감기 걸리는 것 아닙니까.” 15일 오전9시 경남울산시남구황성동218 동희산업(대표 이동호).1만여평의 부지에 자리잡은 공장이 쥐죽은듯 조용하다.
회사 안에는 4백여명의 전체 직원중 관리직(1백20여명)만 출근해 잔무를 처리하며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현장 근로자들은 대부분 출근하지 않아 눈에 띄지 않았다.
자동차 새시의 일종인.크로스멤버'를 생산하는 이 회사는 현대자동차 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지난해 12월26일 이전엔 하루 24시간 공장을 가동할 정도로 바빴다.
그러나 현대자동차 파업 이틀만인 28일부터 이 회사도 주간에만 조업하고 야간에는 가동을 중지하는등 조업을 단축했고 모회사의 휴업 이후인 14일엔 결국 휴무에 들어갔다.자동차 부품을 생산해도 납품 길이 막혀버린 것이다.공장가동 중단 에 따라 보는 피해는 하루 2억5천만원.
자동차 내장품을 하루 5억원어치씩 납품해온 울산시중구연암동 덕양산업(대표 이영규)도 14일부터 7백여명의 직원중 관리직 1백50여명만 출근시키고 휴무에 들어갔다.지금까지 70억원의 매출 손실을 입었다.
각 생산현장에 장기 파업사태의 주름살이 연쇄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현대자동차의 파업과 휴업으로 전국 4백5개 1차 협력업체와 2천2백개 2차 협력업체(전체 종업원 34만1천여명)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사무용품등 소모품 과 식료품등을 대주는 7백여개 구매업체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자동차측 조사에 따르면 15일 현재 관련 협력업체들이 입은 매출손실은 무려 4천7백38억원.현대자동차가 지금까지 6만6천8백30대의 차를 생산하지 못해 입은 매출손실 5천6백억원과 비교해도 결코 적지 않은 액수다.
협력업체중 완전 휴무하고 있는 업체는 울산시중구연암동 자동차시트 생산업체인 한일이화와 경북 경산의 삼립산업등 17개사,오전에만 가동하고 오후에 가동을 중지하는등 부분조업중인 업체는 경주의 광진상공(대표 권영직)등 42개사에 이른다 .
부품을 생산해봐야 더이상 쌓아 둘 곳이 없어.울며 겨자 먹기'로 휴무나 조업중단에 들어간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동차 램프와 스위치등을 생산하는 경북 경주의 일흥공업(대표유용남)등 14개사는 노조의 전면.부분파업이 계속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현대자동차의 생산이 재개되지 않는 이상 휴무나조업중단을 철회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울산=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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