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천공단 문제 심화불구 영남권 대학 총장들 반응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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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지난해 2월 위천공단 문제가 불거지면서 부산.경남.대구등 영남권 지역민들 사이에 갈등의 골이 생겨 날 무렵“이 문제를 앞장 서 해결하겠다”고 나섰던 영남권 대학 총장들이 위천공단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 요즘 도무지 말이 없다.
처음“위천공단 문제로 빚어진 앙금을 씻고 영남권 문화의 동질성을 회복하자”는 거창한 슬로건아래.낙동강문화연구회'창립까지 준비했던 것과는 너무 딴판이다.
당초 얘기대로 지역이기주의 타파와 영남권 주민들의 동질성 회복을 위해 총장들이 적극 나섰더라면 지금쯤 무언가 문제의 가닥을 잡았거나 해법(解法)을 찾았을지도 모를 일이지만“언제 그런일이 있었더냐”는 식이다.
이와 관련,당시 총장들의 모임을 주도했던 대구.경북 대학교육협의회 최용현(崔溶鉉.금오공대 총장)회장은“위천공단 문제가 정치적으로 워낙 예민한 문제로 떠올라 섣불리 간여할 수 없어.낙동강문화연구회'창립활동이 미뤄졌다”고 해명했다.
부산.경남,대구.경북지역 31개 대학 총장들은 지난해 2월22일 경주 교육문화회관에 이수성(李壽成)국무총리까지 초청한 가운데 “지역주의에서 벗어나 영남권 문화를 회복할 것”을 주장하며.낙동강문화연구회'발기대회를 열고 학술단체를 창 립키로 했었다. 총장들은 이 자리에서“위천공단 문제로 자칫 틈이 생길지도모를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낙동강 유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일에 지역대학 총장들이 앞장서자”고 결의했었다.
이 모임에서 이수성 국무총리도 “오랜 영남권의 유대가 위천공단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다”며“정치권이나 자치단체가 풀지 못하는 문제들을 총장들이 앞장 서서 해결해 줄 것”을 부탁하기도했다. 총장들은 이에 따라 부산여대 김무남(金武南)총장등 10여명의 총장으로 창립준비위원회를 구성,지난해 5월까지.낙동강문화연구회'창립준비를 마치기로 하고 부산에서 2차모임을 갖기로 했었다. 그러나 총장들의 이같은 약속은 거의 1년이 다 되도록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한채 표류하고 있다.

<대구=김선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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