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대입 자유전공학부 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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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영고 3학년 허모(18)군은 대입 수시 2학기 모집에 고려대 자유전공학부와 연세대 사회과학계열에 지원했다. 22일 두 곳의 시험이 겹쳐 고민하던 허군은 고려대 자유전공학부 시험을 치르기로 했다. 허군은 “사법고시를 볼 생각으로 법대에 가고 싶었는데 법대가 없어져 적성에 맞는 학과를 정하지 못했었다”며 “자유전공학부는 나중에 다양한 전공을 선택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올해 대입에서 고려대·서울대·연세대(가나다 순) 등 20여 개 대학이 새로 도입한 자유전공학부의 인기가 높다. 진학교사와 학원들은 합격선이 높은 것은 물론 일부 대학에서는 경영대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한다. 전통적인 인기 학과 판도까지 바뀌는 것이다.


◆입시 판도 바꿀까=자유전공학부는 법대가 내년에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으로 전환되면서 공백이 생긴 학부 인원을 흡수하기 위해 만든 과정이다. 일부 대학은 일반 학부(과)보다 장학금·해외연수·기숙사·교환학생프로그램 같은 혜택을 더 많이 준다. 특히 전공 선택 범위가 학부에 국한되는 기존 학부제와 달리 인문·사회·경영 분야를 넘나드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선택할 수 있다. 졸업 후 전문대학원 진학이 유리할 것이라는 인식도 있다.

올 수시 2학기에서도 돌풍을 일으켰다. 서울대는 전체 평균 경쟁률이 6.9대 1이었지만 자유전공학부 인문계열은 11.9대 1, 자연계열은 7.6대 1을 기록했다. 고려대와 연세대도 각각 43.6대 1과 55.2대 1까지 치솟아 일반전형 경쟁률(고려대 30.9대 1, 연세대 48.8대 1)을 따돌렸다.

자유전공학부의 인기는 다음 달 18일 시작되는 정시모집에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입시학원들은 서울대·연세대의 자유전공학부 합격 예상 수능 점수를 경영대와 사회과학계열 사이로 예상했다. 고려대는 경영대보다 1~2점 높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서울 휘문고 신동원 교사는 “자유전공학부가 소속이 없는 데다 성격이 모호해 오랜 인기 과였던 경영대와 사회과학대를 제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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