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A’ 도요타 신용등급 … 10년 만에 강등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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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최고 신용등급을 잃을 수 있는 상황에 몰렸다.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도요타자동차를 ‘부정적 관찰 대상’에 넣는다고 18일 밝혔다. 현재 도요타의 신용등급은 10단계 투자등급 중 가장 높은 ‘AAA’다. 국가나 기업이 부정적 관찰 대상에 오르면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이 크다. 피치는 “세계 자동차 업계가 전례 없는 위기를 겪고 있다”며 “앞으로 몇 주간 도요타의 신용등급을 재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요타는 현재 3대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피치로부터 모두 최고 등급을 받고 있다. 1998년 무디스가 등급을 한 단계 내렸지만 2003년 최고 등급으로 회복시켰다. 피치가 도요타를 부정적 관찰 대상에 넣은 것은 세계 자동차 시장이 급격히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유가와 금융위기 여파로 올 1~10월 도요타의 미국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 감소했다. 80년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이다. 도요타는 이달 초 올해 순이익 전망을 56% 낮춰 잡았다.

블룸버그통신은 도요타가 최고 등급을 잃을 경우 자금 조달 비용이 높아져 미국 등에서 무이자 할부 판매를 하기 어렵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도요타 측은 신용등급 조정 가능성에 대해 아무런 논평을 하지 않았다. 피치는 혼다자동차에 대해서도 ‘A+’(10개의 투자등급 중 다섯 번째) 신용등급을 유지했으나 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낮췄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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