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끝났다… 이젠 논술에 올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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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끝났다. 시험을 망쳤다고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다. 그러나 섣불리 포기하기엔 그동안 들인 노력이 너무 아깝다. 전략만 잘 짜면 얼마든 뒤집을 수 있다. 이제는 논술이다. 지난해 수능의 약점을 논술로 극복하고 정시모집으로 명문대에 입성한 두 여전사의 합격스토리를 공개한다.

인문계 - 다양한 관점서 생각하라
장선화(19·고려대 국제어문학부 1)양은 지난해 수능에서 언어영역 3등급을 받았다. 소위 SKY대를 노리던 인문계 학생에게 언어 3등급은 치명타. 수시2-2로 고려대 정경대에 지원했다 떨어지고 나니 남은 건 재수 뿐인 듯했다. “앞이 깜깜했어요. ‘안 되면 말고’의 심정으로 정시에서도 고려대를 지원했죠.”
유일한 길은 논술이었다. 우선 고려대 논술에서 중요한 부분을 파악해야 했다. 수시2-2 논술고사가 끝난 뒤 실시된 고려대 논술 설명회장을 찾았다. 교수가 직접 나와‘논지 잡는 법’과 ‘표 분석법’ 등을 알려줬다. 장양은 “지원대학이 개최하는 논술 설명회장을 반드시 찾을 것”을 당부했다. 글 쓰고 첨삭받는 게 능사가 아니었다.‘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고, 일관된 논리를 이어가야 좋은 글이 나온다’는 진리를 새삼 깨달았다. 글쓰기 중심에서 벗어나 자료를 읽고 다각적으로 생각해보는 방식으로 바꿔나갔다. 시사문제부터 역사까지 다양한 주제의 글을 하루 3시간씩은 반드시 읽었다. 한 주제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궁리해보고, ‘이런 주제라면 어떤 식으로 글을 쓰겠다’고 생각을 정리했다. 그는 “시사이슈와 관련해 신문사설도 많이 봤다”며 “신문기사나 사설을 읽으면 논술문을 쓸 때 적절히 인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시험 2주 전부터는 30세트 정도의 글을 써봤다. 글을 쓰고 난 뒤에는 반드시 첨삭을 받았다. 왜 틀렸는지 알아야 고칠 수 있는 법. 논지전개부터 주어·서술어 대응, 맞춤법까지 꼼꼼히 점검했다. 장양은 “논술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신의 생각을 확실히 하는 것”이라며 “자료를 많이 읽어 자신의 논리를 확고히 세운 뒤 글쓰기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다듬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자연계 - 과목간 단절 넘어라
손혜연(19·서울대 사범대학 과학교육계열 1)양도 비슷한 사례. ‘수리 3등급, 화학Ⅱ 2등급’. 목표로 했던 의학계열은 일찌감치 포기했고, 서울대 지원 자체가 언감생심이었다. 손양은 “수능으로 뽑는 1단계만 통과하면 논술로 뒤집을 수 있다는 실낱같은 희망으로 소신지원했다”고 털어놓았다. 수학·과학 교과서 기본개념부터 다시 익히기 시작했다. 수능 때 정리했던 요약노트를 위주로, 깊숙한 내용은 참고서와 관련서적을 활용했다. 과학교과 수능 비선택 과목의 경우 기본개념서를 참고했다.
손양이 수리논술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과목·단원간 ‘연계’다. 그는 “각 과목을 심도있게 공부하다 보면 어떤 과목 어떤 부분과 연결되는 지 파악할 수 있다”며 “스스로 파악하지 못한 연계부분을 알아내기 위해 수학·과학 교양서를 참고하기도 했다”고 노하우를 공개했다. 수리논술이라고 시사이슈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그는 신문·잡지를 통해 태안유조선 침몰 등 환경과 관련된 시사이슈를 꼼꼼히 챙겼다. “나라면 이와 관련된 문제를 어떤 식으로 출제할까, 고민하는 과정을 통해 사고력이 많이 향상됐죠.” 손양은 시간안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논술에서는 5시간동안 5~6세트의 문제를 풀어야 했다. 표와 그래프도 활용하고, 공식 유도과정도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했다. 그는 하루 3시간 5세트씩 써보는 연습을 했다. 첨삭을 받은 뒤에는 지적된 부분과 관련한 기본개념을 또한번 익혔다. 손양은 “교과 내용을 충분히 익히되, 심화학습을 한다고 섣불리 대학교재(원서)를 보는 것은 시간낭비”라고 거듭 강조했다.

프리미엄 최석호 기자
사진= 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 그래픽= 프리미엄 이원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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