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 IT] 오바마 당선의 일등공신 IT ‘버즈 두바이’빌딩서도 빛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1면

버락 오바마가 제44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지구촌은 흥분의 도가니에 빠졌다. 정치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젊은 대통령이기도 하지만 불가능으로 여겨졌던 흑인 미국 대통령이 현실화됐기에 더욱 그랬다. 오바마의 당선 관련 TV 프로그램에서 흑인 교사가 “이제는 학생들에게 ‘너는 무엇이든 될 수 있다’고 가르칠 수 있게 됐다”며 감동의 눈물을 흘린 인터뷰 장면이 지금도 떠오른다.

오바마의 당선은 꿈이 현실이 된 모델이다. 세계 언론들은 앞다퉈 그의 성공 비법을 다룬 분석기사를 쏟아냈다. 언론이 한결같이 제시한 핵심은 IT를 성공적으로 활용했다는 점이다. 오바마 당선자의 인터넷 자원봉사자는 310만 명에 달했다. 이들은 ‘새롭고 강력한 군대’로 표현될 정도로 당선에 공헌했다. 오바마 지지 사이트도 20만 개가 넘었다. 특히 오바마 선거캠프가 유권자에게 보낸 모금 권유 e-메일은 압권이었다. 발신자가 ‘오바마@’ ‘미셸 오바마@’로 보내진 e-메일은 네티즌으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휴대전화는 물론 아이폰도 선거에 적극 활용됐다.

IT는 미래 가치를 재창조할 수 있는 기반이다. 세계 곳곳에서 IT는 수많은 꿈을 현실로 만들어 주고 있다. 사막의 도시 두바이에 다음 달이면 위용을 드러낼 세계 최고 높이의 ‘버즈 두바이’ 빌딩도 좋은 예다. 버즈 두바이 건설현장에선 기존 무선 랜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무선 메시 네트워크’로 한 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안정적인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구축했다. 이 기술은 복잡하고 위험한 초고층 빌딩 건설을 무사히 진행하는 데 일등공신이다.

3차원 영상회의인 ‘텔레프레즌스(TelePresence)’도 국가·지역 간 장벽을 넘어 멀리 있는 사람과 실물 사이즈로 뜨는 가상 얼굴을 맞대고 대화할 수 있는 길을 열어 글로벌 기업에 업무 혁신을 가져왔다. 해외 출장에 따른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동시에 요즘 핫 이슈로 떠오른 탄소배출량 감축에도 기여한다. 시스코시스템즈는 한 발짝 더 나아가 나라 밖의 임원들이 3D 이미지로 나와 프레젠테이션까지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필자도 한국을 포함해 아시아 11개국을 총괄하다 보니 급한 일이 생기면 각국 지사장과 텔레프레즌스 회의를 한다. 요즘엔 내년도 경영계획 수립을 위해 텔레프레즌스로 각국 지사장은 물론 주요 고객과도 얼굴을 마주하며 커뮤니케이션한다.

이들 사례에서 보듯 IT는 새로운 미래를 창조해 낼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IT 시장도 한동안 얼어붙을 것이다. 그러나 어느 기업이든 IT를 근간으로 미래의 묘수를 찾아낸다면 오바마의 기적은 IT 업계에서도 재현될 것이다.

강성욱 시스코시스템즈 아시아 총괄 사장(skhang@cisco.com)

▒ IT전문섹션 'IT View' 홈 가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