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 교수 유산 50억원 기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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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대학 교수가 부친이 물려준 재산 50억원을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발전기금으로 내놨다.

KAIST는 인문사회과학부 김동원(43.과학사.사진(右))교수가 지난해 타계한 부친 김보정((左))옹의 뜻을 기리기 위해 현금 10억원과 경기도 성남에 있는 시가 40억원 상당의 땅 등 50억원을 기부해왔다고 밝혔다. 金교수는 자신의 기부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는 것을 극히 꺼렸다. 이 때문에 김보정옹의 행적 등도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김보정옹은 KAIST 물리학과 김병윤 교수의 큰 아버지며, 전기전자공학과 김충기 교수의 고모부로 KAIST와는 깊은 인연이 있다. 김동원 교수는 "부친은 생전에 과학기술이 살아야 우리나라가 산다고 할 정도로 과학기술의 발전에 깊은 관심을 보여 이러한 고인의 뜻을 살리기 위해 어머니와 상의해 유산을 기부하기로 했다"고 학교 측에 밝혔다.

대학 측은 기부금을 인문사회분야의 초빙교수좌 설치와 기초과학 육성에 사용키로 했다. 그중 현금 10억원은 '김보정 석좌기금'으로 이름 붙였다. 땅은 팔아 '김보정 기초과학 육성기금'으로 조성해 기초과학분야 석사과정 학생 중에서 창의력이 뛰어난 학생을 매년 10명 선발해 장학금을 주기로 했다. 장학금은 1인당 3학기 동안 모두 2000만원씩을 지급하게 된다. 또 이 기금으로 세계적인 석학을 초빙해 워크숍 등을 열어 국내 과학 발전에 기여하도록 할 계획이다.

김동원 교수는 서울대 계산통계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영국의 케빈디시 연구소가 어떻게 노벨상을 10여개 탈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등을 체계적으로 연구했다. 교내 학보사 주간을 할 때는 학생들이 컴퓨터가 없어 불편을 겪자 자신의 돈으로 사주기도 했다고 학교 측은 전했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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