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먼,1백만불짜리 버디퍼팅-97월드챔피언십골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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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골프는 고도의 심리게임이다.때문에.타인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되기도 한다.예컨대 상대방의 롱퍼팅이 버디로 연결되면 자신의 짧은 퍼팅을 놓칠 확률이 많다.반대로 상대가 실패하면 심리적으로 안정돼 퍼팅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
올시즌 첫 대회인 97앤더슨컨설팅 월드챔피언십골프대회도 비슷한 거리의 퍼팅 하나로 승부가 갈렸다.세계최고의 승부사는 역시.백상어'그레그 노먼(호주.사진)이었다.
세계랭킹 1위 노먼은 3짜리 버디퍼팅 하나로 1백만달러의 거금을 챙겼다.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콧데일의 그레이호크GC에서 치러진 결승전.
지난해 마스터스대회에서 6타차로 앞서다 마지막날 5타차로 역전패하는 가장 불운한 한해를 보냈던 노먼과 미국대표인 스콧 호크가 최종 맞붙었다.경기방식은 홀단위로 승부를 가리는 36홀 매치플레이.
숨막히는 승부는 파5인 5백88야드 마지막 36번째홀 그린에서 갈렸다.노먼은 드라이버 티샷을 페어웨이 벙커에 빠뜨렸으나 여유있게 벙커를 탈출,세번째샷을 그린에 올려 홀 3 옆에 갖다붙였다.호크도 비슷한 거리의 4.둘다 버디퍼팅.
먼저 호크가 공을 굴렸지만 홀을 아슬아슬하게 스쳤다.노먼 차례.들어가면 우승,안들어가면 연장전이다.노먼으로서는 부담없는 퍼팅이다.
홀을 주시한 노먼은 그립을 한번 느슨하게 풀었다 다시 쥔뒤 공을 굴렸다.

<김종길 기자>*** 38면 .노먼'으로 계속 연장전이다.노먼으로서는 부담없는 퍼팅이다.
홀을 주시한 노먼은 그립을 한번 느슨하게 풀었다 다시 쥔뒤 공을 굴렸다.
***[ 37면 .노먼'서 계속 ] 노먼의 두손이 하늘 높이치솟았다.1백만달러짜리 회심의 버디였다.호크는 버디퍼팅 실패로2위(50만달러)에 만족해야 했다.퍼팅 한타가 50만달러를 가른 것이다.
골프에서 가정법은 무의미하다.그러나 만약 호크의 버디퍼팅이 성공했다면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그것은 신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노먼과 호크는 이에 앞서 숨막히는 접전을 펼쳤다.전반 18번홀까지는 노먼이 3홀차로 앞선 일방적 우세였다.
그러나 노먼은 19,20번째홀에서 연속보기를 범한데 이어 21번째홀에서 또다시 보기를 범해 3개홀 연속 파를 잡은 호크와처음으로 동률을 이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남은 홀은 9개홀.팽팽한 접전이 계속됐다.30번째홀.노먼이 파를 잡아 보기를 범한 호크에 1홀차로 앞섰다.33번째홀.이번에는 호크가 파를 잡은 반면 노먼이 2 짜리 파퍼팅에 실패,보기를 범해 다시 두번째 동타를 허용하며 살얼음판 승부를 이어갔다. 18홀 매치플레이로 치러진 3~4위전에서는 일본의 사사키히사유키가 17번홀에서 2홀차로 앞서며 샘 토런스(스코틀랜드)를 제치고 3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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