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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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20개국(G20) 정상을 처음으로 미국 워싱턴에 모이게 한 세계 금융위기의 여파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유럽연합(EU)은 14일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5개국)의 총 국내총생산(GDP)이 EU 출범 후 15년 만에 처음으로 두 분기 연속 감소했다고 밝혔다. 유로존의 3분기 총 GDP는 2분기보다 0.2% 줄었다. 2분기 GDP 성장률도 -0.2%였다. 일반적으로 분기 성장률이 두 분기 연속 하락하면 경기 후퇴가 시작된 것으로 간주한다.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3분기 GDP는 전 분기보다 0.5%, 스페인은 0.2% 감소했다. 프랑스는 GDP가 전 분기 대비 0.1% 증가해 연속 하락을 면했다. UBS의 폴 도노반 이코노미스트는 “유럽의 경기 침체가 명백해졌다”며 “경기 후퇴는 최소한 2년간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도 상황이 나쁘기는 마찬가지다. 미 상무부는 10월 소매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감소했다고 밝혔다. 1992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17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준 것이다. 미국의 소매 판매가 4개월 연속 하락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자동차 판매는 5.5%나 줄었다. 고용이 줄고 자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소비자들이 돈을 쓰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한편,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이날 추가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버냉키 의장은 세계 중앙은행 총재회의 연설에서 “시장의 변화가 심하고 각종 경기지표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며 “시장 상황을 면밀하게 점검하면서 여건이 허락하면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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