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은행 生保社서 빚 얻어 자기자본비율 충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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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은행이 보험회사로부터 돈을 빌린다? 국민.상업.제일.한일은행등 10개 은행이 최근 생명보험사로부터 7천3백여억원을 빌린 것으로 밝혀졌다.3일 보험감독원에 따르면 삼성.교보.대한.동아.신한생명등 5개 생보사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8%)을 충족하기 위해 생보사로부터의 차입을 추진해온 이들 10개 은행에 지난해말 총 7천3백25억원을 후(後)순위채형태로 대출해준 것으로 집계됐다.
대출조건은 은행이 파산하면 고객의 예금등 일반채무를 먼저 청산한 뒤 보험사로부터의 차입금을 갚는다는 후순위채 형태며 대출기간은 10년,금리는 연 10%다.은행의 후순위채무는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산정할 때 자기자본에 포함된다.
은행별 차입 규모를 보면 국민은행이 삼성.대한생명으로부터 각각 1천3백억원,7백억원등 총2천억원을 빌려 차입규모가 가장 크다.상업은행이 삼성.교보.대한생명으로부터 각각 8백억원,5백억원,2백억원등 총1천5백억원을 빌렸다.
이어 제일은행 1천억원,한일은행 9백억원,외환은행 7백억원,서울은행 4백억원,부산은행 3백50억원을 각각 5개 생보사로부터 빌린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은 지난해에 증권시장의 침체로 증자가 여의치 않았고,한국 경제의 침체로 해외 주식예탁증서(DR)발행에도 차질을 빚은데다 이익도 크게 줄거나 적자를 내는 바람에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맞추는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못맞춘 은행들은 국제적 신인도가 떨어져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지고 해외에 지점이나 현지법인을 만들 때 은행감독원의 제재를 받게된다.

<손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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