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법 후유증 노사화합 다짐에도 항의대열 동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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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노사협력선언.임금 무교섭 타결등으로 그동안 노사화합 모범기업으로 꼽혔던 업체들도 이번 국회 노동법 날치기통과의 후유증을 심하게 겪고 있다.
노사화합 모범업체 노조들은 그동안 원만한 노사관계를 유지해왔던 회사측에는 미안하지만 노동법 개정에 대한 항의의 뜻을 전하기위해 노동계의 움직임에 동참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노.경(勞.經)관계 10계명'을 제정하고 노조 주관으로 회사의 비용절감운동에 적극 참여하자는 결의문까지 내 노사관계 우량기업의 하나로 꼽혀온 LG전자에도 노동법 개정의 파문이 몰아치기는 마찬가지.
이 회사 노조위원장등 지부장 10여명이 노동법 변칙통과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삭발을 하고 항의 현수막.리본달기등 준법투쟁을벌이고 있다.
지난 9월 증권업계에서는 처음으로 노사간 무교섭으로 임금타결에 합의했던 선경증권도 30일부터 노동법 개정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증권사노조협의회 차원에서 벌이는 사복 근무등 준법투쟁에동참키로 했다.
.불황을 노조가 앞서서 타개한다'는 표어아래 노조가 직접 회사에서 생산하는 엘리베이터 판촉에 나섰던 LG산전도 6개 지부별로 파업찬반투표에 들어가는 한편 일부 사업장에서는 항의집회.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지난 7월 산업평화로 어려움 을 극복하자는 내용의 .21세기를 향한 노사공동결의문'을 채택하고 제헌절.광복절등 공휴일에 91년 이후 처음으로 일부 부서 노조원들이 자발적으로 특근을 자원하기도 했던 아시아자동차 노조도 노동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날치기통과된 26일 부터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지난 10월부터 .나도 한대 더 판매한다'는 슬로건아래노사합동으로 .한마음운동'을 시작,전 직원이 자동차 판매에 나섰던 현대자동차도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노사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온기업들에까지 총파업의 여파가 몰아치게 된 것은 불행한 일”이라며 “하루 빨리 정상화돼 노사화합으로 경영난을 극복해 나가는 아름다운 풍토가 회복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홍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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