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매니저>개혁칼날세운 아에로플로트社 샤포슈니코프會長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러시아 최대의 항공사 아에로플로트의 예브게니 샤포슈니코프(54)회장.
지난해말 부실투성이 국영항공사의 최고경영자에 취임,특유의 군대식 밀어붙이기 경영으로 단시일내에 영업을 크게 호전켰다는 평을 듣고있는 그가 요즘 고민에 빠졌다.항공시장의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지고 있는데다 그동안 아에로플로트가 내세 우는 강점이었던 상대적으로 싼 운임마저도 국제기름값 상승으로 경쟁력을 잃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아에로플로트는 옛소련지역의 역내및 해외노선을 합쳐 독점적 시장지위를 누렸으나 최근 몇년새 국내외 업체들의 잇따른 시장참여로 시장점유율이 대폭 하락하고 있다.
특히 91년 설립된 트랜사에노의 경우 질 높은 서비스와 파격적인 운임인하를 무기로 불과 5년새 아에로플로트의 국내시장을 절반이상 잠식해 버렸다.
위기의식을 느낀 샤포슈니코프회장은 최근 회사 안팎에서 대대적인 혁신작업을 벌이고 있다.
비대한 인력규모(약1만4천명)를 줄이기 위해 전사적 차원의 조직 슬림화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옛소련에서 물려받은 낡은 항공기 교체를 위해 대폭적인 투자를 추진하고 있다.이달초에는 내년중 3억달러를 들여 신형 보잉737항공기 10대를 구입하고,엔진및 부품개선을 위해 미국 항공기부품 제조업체를 합병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또 아프리카노선등 이익 공헌도가 낮은 노선의 운항을 중단하고미주및 아시아노선은 대폭 확충할 계획이다.국영항공사의 고질문제인 서비스개선에도 힘을 쏟고 있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이러한 서구식 경영합리화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임봉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