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잊지못할한해>日서 설치작업展 행위예술가 이 불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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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세계화'라는 단어가 더이상 참신하지 않은 지금 한국에 살면서도 미국과 유럽등 세계무대에서 더 많이 활동하고 인정받는 작가들이 많다.과거처럼 인맥과 연줄로 국제무대에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거꾸로 정보의 홍수 속에 외국 큐레이터들이 직접 한국을찾아 작가를 발굴하고 이들을 미술의 본류로 진출시키는 것이다.
썩은 생선이 등장하는 충격적인 설치작업과 섬뜩한 퍼포먼스로 이름난 이불(32)도 그런 작가 가운데 한사람이다.
올 한햇동안 이불은 국내에서는 단 한차례의 전시도 갖지 않았다.하지만 그 어떤 작가보다도 바쁘고 벅찬 한해를 보냈다.일본.브라질등 외국의 주요 전시에 초청받아 작품을 선보인 것도 바빴지만 이보다 내년초 뉴욕에서 있을 두번째 개인전 준비 때문이었다.이 개인전은 다름 아닌 뉴욕현대미술관(MoMA)에서 새로운 시각미술 활성화를 위해 마련한.프로젝트'시리즈의 개인전.한국작가로는 처음 초청받아 흥분과 부담이 교차하는 가운데 1년을꼬박 작업준비를 했다.이런 와중에 지난 9월엔 일본 와콜아트센터가 주최해 도쿄 스파이럴 가든에서 열린 그룹전에 초대돼 전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다.바닥에 12짜리 대형풍선을 깔고 관람객의펌프질로 형상을 만들어가는 이 설치작업은 인터넷 웹사이트를 통해 전세계에 리얼타임 으로 중계되기도 했다.
“하루에 적게는 1백명,많게는 3백명이나 되는 관람객들이 참여해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작품이 됐다”면서“구상이 공간과잘 어우러져 지금까지 참여했던 전시 가운데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이불씨는 MoMA 개인전을 시작으로 6월에는 리옹비엔날레,9월에는 전세계 10대 전시장으로 꼽히는 캐나다 토론토 파워플랜트 미술관에서 열리는.한국작가전'에도 초청돼 내년에도 국내보다외국에서 그를 만나기가 더 쉬울 전망이다.

<안 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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