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가스료 4.8% 인상, 전기는 동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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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겨울 난방용 가스비로 한 달 12만원을 내는 가구는 올해 월 5800원 정도 도시가스 요금을 더 내게 된다. 가정용 가스 요금이 4.8% 오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정용 전기 요금은 오르지 않는다.

지식경제부는 12일 이런 내용의 전기·가스 요금 인상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르면 산업용 가스 요금은 9.7% 인상된다. 대형 건물 등에서 상업용·업무용으로 쓰는 전기 요금은 6.2%, 큰 공장에서 쓰는 산업용은 9.4% 오른다. 그러나 중소기업과 소규모 자영업, 농업용 전기료는 오르지 않는다. 지경부 안철식 에너지자원실장은 “서민 생활 안정을 고려해 가정용 전기·가스 요금을 가능한 한 올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상한 전기 요금은 13일, 가스료는 15일 사용분부터 적용한다.

전기·가스 요금 인상은 물가에 직접 반영된다. 지경부에 따르면 이번 인상으로 당장 소비자 물가는 0.08%포인트, 생산자 물가는 0.227% 오르게 된다. 기업들의 제조 원가도 높아진다. 전기를 많이 쓰는 H철강사 관계자는 “한 해 전기료 약 4000억원을 낸다”며 “요금이 오르면 한 해 380억원가량 전기료를 더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인상에도 불구하고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는 올해 1조~2조원 적자를 피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올 들어 원유·유연탄·천연가스 같은 원료 구입비가 뛰면서 상반기에만 한전 1조1300억원, 가스공사는 62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정부가 한전에 6680억원, 가스공사에 3360억원 보조금을 주기로 했으나 적자를 메우기에는 크게 부족해 추가인상이 필요하다는 게 한전과 가스공사의 입장이다. 안철식 실장은 “인상 요인이 있는지 계속 살피겠다”며 “앞으로 다시 요금을 올리더라도 서민 가계에 부담이 가지 않도록 인상 폭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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