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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애견산책>4.개 정자은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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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미국의 애견문화엔 과학기술과 달러가 한꺼번에 녹아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개 정자은행.첨단과학을 이용해 우수 수컷의 정액을 은행 냉동창고에 반영구적으로 보관하고 필요할 때마다 암컷에게 인공수정을 실시,짭짤한 이익을 챙기고 있는 것이다. 정자은행을 필요로 하는 고객은 두 종류다.
하나는 자신이 소유한 우수견의 정액을 보관하고자 하는 사람이며,다른 하나는 은행에 보관중인 정액을 꺼내 인공수정에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이다.
양자 모두 정자은행에 돈을 지불하기 때문에 수지맞는.장사'가된다. 정액을 보관하거나 인출하는 사람의 목적은 2세 생산.우수견의 경우 정액채취 가능기간은 2세에서 7세까지 5년간이다.
따라서 개를 소유한 주인은 이 기간내에 채취한 정액을 은행에보관했다가 자신 소유의 다른 암컷과 인공수정시켜 보다 나은 3세를 생산하거나 이를 원하는 다른 사람에게 판매하는 것이다.
미국내 수십여군데 정자은행중 특히 유명한 곳은 ICG(필라델피아)와 ICSB(오하이오) 두 곳.ICG의 경우 정자를 보관하려면 최초경비(채취와 검사,보관을 위한 냉동처리비용 포함)2백달러외에 매년 정자 관리비 명목으로 50달러씩 내야 한다.
일단 보관된 애견의 정자를 주인 자신의 필요에 의해 인출할 땐 무료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구매를 원할 경우 인공수정 1회에 필요한정액(0.3~8㏄) 인출료만 3백50달러씩 받을 수 있다.
다른 사람이 보관한 애견정액을 구입할 경우 인출료(3백50달러)외에 인공수정비 2백달러를 추가로 지불해야 한다.이중 인출료는 해당 애견의 주인에게,인공수정비는 은행에 각각 지불되는 몫.따라서 남의 애견을 이용해 인공수정을 시키기 위해서는 모두5백50달러를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싱싱한 상태로 애견정액을 보관시키기 위해선 10분내에 영하 1백80도로 급속냉동을 시켜야 한다.냉동정자를 이용한 미국정자은행의 인공수정 성공률은 70~80%.
국내에선 에버랜드 동물원이 유일하게 이에 성공,최근 비숑 강아지 한마리(이름.엠마')를 생산한 바 있다.
에버랜드는 이 노하우를 상업적 목적이 아닌 품종개량등에 활용할 계획이다.0335-30-8925.

<임용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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