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교실] NIE의 개념과 목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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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1930년대 미국 뉴욕시 학교의 사회과 교사들이 뉴욕 타임스에 신문을 요청한다. 교과서만으로는 시사 교육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뉴욕 타임스는 이 요청을 받아들여 신문을 교실에 정기 배포한다. 바로 NIE의 시초다.

NIE는 사실 미국에서 70년대 후반 이전까지만 해도 NIC(Newspaper In the Classroom )로 불렸다. 그런데 일찍이 교도소나 병원, 성인 문맹퇴치센터 등의 학습 프로그램에 신문을 활용했던 캐나다에서 이의를 제기해 NIE로 수정한 것이다.

NIE(엔아이이)는 'Newspaper In Education'의 머리글자를 따서 만든 말이다. 우리말로는 '신문활용교육'쯤으로 풀이된다. NIE의 개념은 아직 발상지인 미국에서도 학문적으로 정립되지 않았다. 또 나라마다 특성이 있어 한마디로 정의하긴 어렵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현황을 종합하면 '신문을 가르치고, 신문으로 가르치는 교육'으로 정리할 수 있다.

신문으로 가르치거나 배우려면 신문에 대한 개론(槪論)적 수준의 이해가 필요하다. 신문을 주 교재로 삼을 경우 특히 그렇다. 그러나 NIE의 요체는 신문의 구성 요소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신문을 가르치는 것은 취재부터 기사 작성→편집→조판→인쇄→가정 배달에 이르기까지 제작 과정과 신문의 구성 요소를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다. 신문의 구성 요소는 기사.사진.시사만화.광고 등을 말한다.

신문으로 가르치는 것은 ▶(지적 정보 학습을 위해) 신문의 구성 요소별 내용을 활용하는 방법▶(다양하고 효율적인 의사 표현을 위해) 신문의 구성 요소별 형식이나 특성을 활용하는 방법▶(정보의 수용.전파 태도 등을 배우는 데) 공정성.객관성 등 저널리즘의 정신과 비판적 기능을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교육 대상의 수준이나 목적에 따라 다르지만 NIE의 중심은 기사 내용 활용이다.

우리나라의 교실과 가정 등에서 이뤄지는 NIE는 크게 신문을 주 교재로 삼는 경우와 교과서의 보조 교재로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신문 자체가 교재일 경우 관련 잡지나 책, 사전, 다른 매체 등을 참고 자료로 활용할 수도 있다.

미국의 경우 NIE의 목적은 '신문을 활용해 교육적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스스로를 책임질 수 있는 교양 있는 민주시민을 양성하고, 비판적인 읽기 능력을 키우는 데 있다.

수년마다 한번씩 개정되는 교과서와 달리 신문엔 날마다 새롭고 교육적 가치가 있는 정보들이 풍부하다. 따라서 신문과 교과서를 서로 보완해 가르치자는 게 NIE의 정신이다. 특히 신문 제작 과정을 공부함으로써 정보가 전달 과정에서 어떻게 왜곡될 수 있고, 정보들을 어떻게 취사선택해야 하는지 익히는 데도 목표가 있다.

세계신문협회에 따르면 NIE는 신문사와 학교의 교육적 협력 관계가 전제돼야 한다. 신문사는 학교에 유용한 교재인 신문과 교수 방법을 무상(또는 싼값)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미래의 독자를 양성하는 것이다.

이태종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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