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아시아 야구 왕좌 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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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2008년 국내 프로야구를 평정한 SK가 이번에는 아시아 정상에 도전한다.

SK는 11일 오전 일본 도쿄로 출국, 13일 시작하는 2008 아시아시리즈에 대비할 예정이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아시아시리즈는 한국·일본·중국·대만의 리그 우승팀이 서로 겨뤄 아시아 최강팀을 가리는 대회다.

올해는 한국시리즈 우승팀 SK 와이번스를 비롯해 세이부 라이온스(일본), 톈진 라이온스(중국), 퉁이 라이온스(대만) 등이 참가한다. 4개 팀이 풀리그를 거쳐 상위 2개 팀이 결승에서 다시 격돌하는 방식이다.

◆2008년, 한국 앞에 일본은 없다=한국 야구대표팀은 지난 8월 베이징 올림픽에서 일본을 두 차례 만나 모두 이겼다. 한국은 금메달을 따냈고, 일본은 노 메달에 그쳤다.

이번에는 각 리그의 프로 최고팀이 격돌한다. SK가 세이부를 누르고 우승한다면 2008년은 한국 야구가 일본을 완벽하게 제압하는 해가 된다.

SK는 올 시즌 내내 “2008년 목표는 아시아 정복”이라고 강조했다. SK는 지난해 아시아시리즈 예선에서 한국팀 사상 처음으로 일본팀 주니치를 제압했다. 하지만 결승에서 분루를 삼켰다. 아픈 과거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올해 SK는 단단히 준비했다. SK 선수들은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이틀 만에 훈련장에 나타났다. 일본시리즈 기간에는 전력분석팀을 현지에 파견해 전력을 분석했다. 김성근 감독 역시 아시아시리즈를 미리 준비하기 위해 9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왼손투수와 기동력이 무기=SK 우승의 최대 걸림돌은 물론 일본의 세이부다. 공수 균형이 잘 잡힌 세이부는 특히 마운드가 난공불락이다. 김 감독은 “선발 와쿠이·기시 등은 한국 타자들에게 생소한 변화구를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며 경계했다. 일본시리즈를 지켜본 김정준 SK 전력분석팀장은 “세이부 투수들의 컨디션이 최상이다. 선발진을 쉽게 공략하기 어렵고, 타선 역시 일발 장타가 있고, 집중력이 좋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재팬시리즈 4차전에서 완봉승을 거둔 기시를 극찬하면서 “한국팀에는 좋은 투수가 한두 명에 불과한 반면 일본팀엔 몇 명이나 있다. 우리 타자들이 그걸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SK의 비책은 왼손투수와 기동력이다. 세이부가 올 시즌 왼손투수에게 약점을 노출했는데, 김광현-정우람-전병두 등 좌완들을 앞세워 세이부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시즌 팀도루 170개가 말해주듯 기동력에서 세이부(도루 107개)를 압도한다. 김 감독은 “쉽진 않겠지만 전력을 기울여 멋진 승부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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