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인질사태 스케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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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정부는 22일 李대사가 일본 대사관저로 복귀하지 않는 이유를 李대사와 함께 풀려난 브라질 대사와 페루 국회의원이 복귀를 거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
정부의 한 당국자는“李대사와 함께 복귀할 예정이던 하비에르 디에스 칸세코 페루의원과는 연락이 안되고 브라질 대사는 본국 소환령에 따라 귀국했다”며“석방인사들간의 공조가 이뤄지지 않고있다”고 말했다.
그는“일본 대사관저 인근의 전지역이 단전되는 바람에 어두워서돌아갈 수도 없다”면서“李대사등이 게릴라에게 부여받은 임무를 수행하는데도 차질이 발생했다”고 부연.李대사등이 페루 정부의 협상대표인 도밍고 팔레르모 교육부장관과 만나 게 릴라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답신을 기다렸으나 페루측이 국제적십자사를 통해 이를 전달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는 것.
그러나 국제적십자사측은 이같은 페루측의 답신전달 요청을 거부,사실상 협상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었으며 복귀시간에는 이케다 유키히코(池田行彦) 일본외상과 만나 대책을 협의했다고 정부는 해명.
…李대사와 함께 풀려난 브라질 대사가 본국 소환령에 따라 귀국할 것으로 알려지자 정부는 한때 李대사의 귀국을 심각하게 검토했으나 억류된 재일동포 이명호(李明鎬)씨의 신변안전 문제를 감안해 일단 현지에서 사태의 추이를 관망 *** 억류 이명호씨 안)외무부장관을 비롯한 외무부 고위간부들은 李대사 문제를두고 숙의를 거듭했으나“일본 대사관저로 복귀하지도 말고,귀국도하지 말라”며 이같이 결정.
외무부는 李대사가 일본 대사관저로 복귀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협상중재 자로서의 역할이 사실상 끝났기 때문이라고 공식 입장을정리했고,현재 석방된 인사중 돌아간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거듭강조. ***억류 이명호씨 안전우려 정부 복귀문제 언급안해 …정부는 李대사의 미복귀가 대사관저에 억류중인 재일동포 이명호(李明鎬)씨의 안전에 영향을 미칠 것을 염려,李대사의 복귀문제에 대한 공식입장을 발표하지 않겠다는 방침.
22일에는 일단 복귀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던 만큼 23일 현지사정을 지켜보며 李대사의 복귀문제를 최종 결정하겠다는 것.
정부는 그러나 게릴라들이 복귀시한을 정한 것은 페루 정부가 협상에 성의를 보이도록 국제적 압력을 가하기 위해 정한 것으로보고 크게 무게를 둘 필요가 없다고 판단.
〈최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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