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서 일할 북한 근로자 南기업서 직접 면접 선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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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에서 일할 북한 근로자를 남한 입주 기업이 직접 면접해 선발할 수 있게 됐다. 또 이들에 대한 임금은 북한 당국을 거치지 않고 직접 지급된다. 그동안 남북 경협이나 대북 경수로 공사에 참여한 남측 업체는 북측 기관이 제공하는 인력을 그대로 사용해야 했고, 임금도 해당기관에 일괄 지급해 왔다.

통일부 당국자는 16일 "개성공단 남측 사업자인 한국토지공사.현대아산과 북측 개성공업지구 개발지도총국 간에 최근 이 같은 합의가 이뤄졌다"며 "북한 근로자에 대한 채용과 임금 지급에서 남한 기업이 자율권을 행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합의에 따르면 북측은 개성공단에 근무할 근로자를 1.5배에서 3배 정도 추천하고, 남측 기업은 면접 등을 거쳐 적임자를 골라 쓸 수 있다. 또 근로계약을 개별적으로 체결해 채용.해고 등 노무관리를 자율적으로 하게 된다.

임금은 월 57달러50센트(연간 상승률 5% 미만)를 최저수준으로 하기로 합의했다. 연장작업이나 야근에 따른 수당.보너스도 지급키로 했다.

북한은 이런 내용을 개성공업지구 노동규정에 명시해 최고인민회의의 비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자는 "북측이 임금과 보너스를 근로자가 직접 받는 것을 허용한 것은 2002년 7.1 경제관리 개선 조치 이후 실리추구 움직임과 관련 있을 것"이라며 "생산성 향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개성시 봉동리 일대 100만평 부지(50년 임차)에 건설 중인 개성공단 1단계 사업은 2205억원이 투입돼 2007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며, 이르면 7월 시범공단 1만평에 10여개 남한 기업이 입주하게 된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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