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량급 해외포진 국내는 세대교체-삼성사장단 인사특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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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18일 단행된 삼성 인사에서는 대표이사급 이상 최고경영진 48명중 3분의 2인 32명이 승진(24명) 또는 전배(8명)됐다.이는 94년의 18명(승진 11명 포함),지난해의 20명(승진 10명 포함)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창사 이래 최대규모다. 삼성은 특히 부회장.소그룹장등 중량급 최고경영진을 해외본사 대표로 전진배치하고 국내 계열사에는 부사장.전무급에서 젊고유능한 인재들을 대거 발탁해 대표이사로 기용함으로써 최고경영진의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이같은 대폭인사는▶경영난으로 침체된 분위기를 쇄신하고▶해외사업 비중을 높여 국제화.세계화를 가속하며▶경영실적을 인사에 반영하는 책임경영을 구현한다는 뜻으로 보인다.이에 따라 내년초 있을 부사장급 이하 임원인사에서도 당초예상을 뛰어 넘는 큰 폭의 인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최고경영인들의 해외 전진배치.
김광호.이필곤부회장이 미국.중국본사의 대표이사 회장으로,유상부.신세길.안덕기사장이 일본.유럽.동남아본사의 대표이사 사장으로 각각 자리를 옮겼다.金.李회장은 해외에 나가더라도 그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운영위원회의 위원으로 계속 남는 다.이에 따라 종전 부사장.전무급이 맡던 해외본사들을 회장.사장급이 맡게된다. 삼성은 이에 대해“당면한 경영위기를 극복하려면 국제화를통해 세계무대에서 삼성의 위상을 더욱 높여야 하며,이를 위해서는 경험이 풍부한 최고경영진이 일선에서 선도해야 한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또하나의 특징은 발탁인사를 통한 세대교체다.
허태학 중앙개발(52)전무는 2단계를 뛰어 사장이 됐고 진대제(44)부사장은 부사장 승진 1년만에 대표이사로 다시 승진했다.許사장은 끊임없는 경영혁신노력을 인정받았고,陳대표는 세계최초로 2백56메가 D램을 개발하는등 반도체신화의 주역중 하나로87년 이사보 선임이후 매년 한단계씩 고속승진한 인사다.또 윤종용 일본본사 사장이 삼성전자 총괄사장겸 전자 소그룹장으로 발탁되고,40대후반~50대초반의 부사장.전무급이 대거 사장.대표이사급으로 승진해 그룹 최고경영진의 평균연령이 현재 55세에서50대 초반으로 젊어지게 됐다.
자동차부문이 독립소그룹으로 출범하며 98년 3월 출시를 앞두고 판매부문에도 대표이사제가 도입되는등 전자와 함께 그룹의 양대 전략업종으로 강화된 것도 특징.이학수실장 체제로 바뀐 비서실은.자율경영'가속을 위해 현재의 8개팀중 홍보팀 .신경영추진팀.보좌역실등 3개팀이 기획.인사.재무팀등에 통합되거나 계열사로 업무가 이양된다.한편 실적반영 원칙에 따라 6명의 부회장.
사장이 상담역으로 물러나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민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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