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우리 아이 관찰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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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은아, 책 다 읽었니? 책상에 앉아서 차분하게 책읽어야지!”
박현정(36)씨는 딸 다은이(9)때문에 고민이다. 다은이는 틈만 나면 책 내용을 따라한다며 노래를 부르거나 방바닥을 뒹군다. 책에 나오는 곳에 데려다 달라고 무작정 떼를 쓰고 조르기도 한다.
한편 전혜선(38)씨는 아들 준우(11)가 항상 중얼거리면서 책을 읽어 신경이 쓰인다. 그는 “준우가 고학년이 되었는데도 소리 내 읽는 습관을 버리지 못했다”며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지는않을까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들은 저마다 주로 사용하는 감각체계가 따로 있어 이를 이용해 외부자극을 받아들인다. 아이의 감각유형을 제대로 파악하고 효과적인 책 읽기 방법을 찾아주는 것은 어떨까?

■ 눈으로 읽는 시각형 - 그림, 표, 그래프 통해 상상력․논리력 발달

시각형 아이들은 자극을 가장 먼저 눈으로 받아들인다. 주로 조용히 앉아서 눈으로 책을 보는 것을 즐기는 유형으로 글자나 그림․그래프 등에 관심을 많이 가진다. 부모나 교사가 지도해주지 않아도독서 습관을 쉽게 정립하고 독서 능력이 뛰어난 경우도 많다. 한우리독서논술 연구 소 이언정(39)선임연구원은 “시각형 아이들은 어떤 것에 집중하고 관심을 갖는지 옆에서는 알기가 어렵다”며 “아이의 눈빛이 어디에 머무는지를 살펴보면 관심영역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이야기에 숨겨진 배경을 분석하거나 도표로 읽은 내용을 정리하게 하는 등의 시각적 교육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관심을 갖는 부분에 대해대화를 하면 논리적 사고력을 키워줄 수 있다.

■ 귀로 듣는 청각형 - 소리, 대화로 문제해결능력 키워

청각형 아이들은 소리에 민감하다 어릴 때부터 리듬감 있는 의성어에 반응을 보이고 엄마나 아빠가 책을 읽어주는 것을 좋아한다. 구연동화를 읽듯 느낌과 운율을 살려 읽어주면 아이들은 책읽기에 금방 흥미를 보인다. 이 연구원은 “청각형 아이들에게는 조용한 책읽기를 강요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학년이 돼서도 소리 내서 읽는 버릇을 고치지 못하면 손으로 내용을 짚어가며 읽어주는 것을 반복해보라”고 귀띔했다. 차츰 시각적 정보에도 익숙해진단다.
독서 후 활동을 할 때는 구체적인 언어로 지시하고 다양한 문장으로 표현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아이와 부모가 서로 묻고 대답하되 아이보다 한 단계 더 앞서나가는 질문을 던지는 것도 필요하다. 읽은 것을 선생님처럼 설명해보라고 하면 머릿속의 내용을 더 잘 정리할 수 있다.

■ 몸으로 느끼는 체감형 - 속도 느려도 학습의 폭 깊어

체감형 아이들은 온몸의 느낌으로 세상을 배운다. 손과 발은 물론 코와 혀 등 모든 감각기관을 동원해 자극을 받아들이는 것이 체감형의 특징. 뒹굴뒹굴 구르면서 책을 읽거나 책을 읽으면서도 여러 가지 활동을 같이 하기 때문에 상당히 주의가 산만해 보인다.
 체감형 아이들은 많은 정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이를 잘 이용하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아이가책을 읽으면서 몸으로 표현하고 싶어 한다면 책장을 빨리 넘기지 말고 충분히 탐색할 시간을 줘야 한다. 질문을 많이 하면 아이의 표현을 방해할 수 있으므로 주제와 연관된 한 두 개 정도의 질문만 던진다.
찰흙이나 색종이로 주인공을 만들어보거나 책에 나온 장소에 직접 데려가면 아이에게 더 큰 만족감을 줄 수 있다. 감정표현이 풍부하고 동작 묘사가 많은 책을 선택하면 더욱 좋다.

▶ 도움말= 한우리 독서논술

프리미엄 송보명 기자
사진_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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