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음악파일 MP3폰 '2차 불협화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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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LG텔레콤(LGT)이 지난 3월 MP3플레이어 기능을 내장한 휴대전화를 선보인 이래 최근 SK텔레콤과 KTF도 MP3폰을 선보이며 사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LGT 고객만 지난 15일 현재 9만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MP3폰을 구입한 고객마다 무료 음악파일 이용시간이 다르다. SK텔레콤.KTF 고객은 무료음악파일 재생을 월 72시간만 할 수 있는데 반해 LGT 고객은 제한없이 이용할 수 있다. 왜 그럴까.

SK텔레콤.KTF는 지난달 음악단체와 MP3폰에서의 무료음악파일 재생을 72시간으로 하는 데 합의했지만 LGT는 아직 여기에 동의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LG텔레콤은 '소비자 권익 보호'를 내세워 MP3폰으로 무료 MP3파일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 비해 한국음원제작자협회 등 음악단체들은 '저작권 보호'를 앞세워 72시간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MP3폰 서비스가 정착되려면 아직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은 셈이다.

◆LGT와 음악단체의 갈등=LG텔레콤은 지난 13일 MP3폰에 대한 자사의 입장을 문화관광부와 음악단체에 전달했다. LGT는 "MP3와 같은 디지털 음악 콘텐츠의 저작권은 보호돼야 하지만 소비자의 권리도 중요하다"며 "72시간이라는 음악파일 재생시간 제한은 소비자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MP3플레이어에는 MP3파일의 재생시간에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으면서 MP3폰에만 제한을 두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음악 관련 단체들은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LG그룹 사옥에서 규탄 대회를 연 이래 NRG 등 가수들이 참여하는 1인 릴레이 시위를 매일 벌이고 있다.

음원제작자협회 김계형 실장은 "LG텔레콤이 끝까지 거부할 경우 소송.불매운동 등 다양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음악 들으려면=MP3폰 구입 후 컴퓨터에 있는 음악파일(MP3파일)을 휴대전화에서도 들을 수 있도록 연결해 주는 전용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한다. 현재 MP3폰은 LG전자의 'LP3000', 삼성전자 'SPH -S100'등 4~5종이 있으며 가격은 50만~60만원대다. 휴대전화와 음악파일 크기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으나 10여곡 내외의 음악파일을 저장할 수 있다.

컴퓨터의 음악파일을 휴대전화로 옮기는 연결프로그램의 경우 KTF는 매직앤(www.magicn.com)사이트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유료파일의 경우 한곡당 500원. SK텔레콤은 네이트(www.nate.com)와 e-스테이션(www.011e-station.com)에서 연결프로그램 'MP3플레이어'를 제공하고 있으며 유료파일은 한곡당 800원.

LG텔레콤은 이지아이(www.ez-i.co.kr) 사이트를 통해 연결프로그램인 '싱크매니저'를 제공하고 있으며 유료 음악파일은 뮤크박스(www.mukebox.com) 등을 통해 구입하면 된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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