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주민 엇갈린 주장-'아가동산'수사 풀어야 할 의문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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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10여년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아가동산'의 실상과 김기순(金己順.56)씨의 실체가 검찰수사로 서서히 드러나고 있으나 아직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표 참조> ◇종교집단논란=검찰은 金교주가.이곳은 지상천국이요,나는 아기로 죄가 없는 살아있는 신이다”라며 자신을 신격화해 신도들의 재산과 노동력을 갈취했고,金교주에게 반기를 드는 신도들에게는 무차별 폭행을 자행하는 사이비 집단으로 규정하고 있다. 채정석(蔡晶錫)여주지청장은“金교주가 매주 일요일 신도들을 모아놓고 찬송가에 나오는.예수'대목을 자신의.아가야'로 개명해 찬송토록하고 신도들에게 무임금으로 노동을 시키며 수백억원대의 부를 축적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가동산 입주자들은.아가동산'은 이스라엘의.모샤브'같은 공동작업체로 공동의 재산으로 운영되는 협업농장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범죄입증=검찰은 87년 8월부터 88년 11월사이.아가동산'에서 3명의 신도가 金교주 지시로 살해돼 암매장됐으며 살인에가담한 金호웅(53)씨등 4명을 살인혐의로 구속했다고 지난 11일 발표했다.
그러나 구속된 金씨등은 한결같이 자신의 혐의사실에 대해“단순폭행이었을 뿐 죽이지는 않았다”며 혐의사실을 강력 부인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검찰은 살해된 3명의 가족과 목격자들로부터“金교주 지시로 3명 모두가 폭행당하는 것을 보았다”는 진술만 얻어냈을 뿐 시체의 암매장 장소와 살인에 직접적 단서가 될만한 결정적 물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압수현금 7억원=검찰은 金씨가 신도들의 노동력을 착취,엄청난 호화생활을 해왔으며,아가동산 금고에서 압수한 현금 7억원과1천6백만원 상당의 외화가 이를 반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가동산측은 이 돈은 이곳 주민들의 15년간 숙원사업인 마을회관건립 비용과 신나라유통등 계열사가 결제를 위해 보관했다는 주장이다.형성과정도 주민 모두가 노력한 대가로 金씨만의것이 아닌 이곳 주민 모두의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여주=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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